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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Chive Jul 01. 2018

공무원 시험, 생활편 3. 주말

    공시생에게는 주말이란 어떻게 보면 음식으로 치면 '약이 되는 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벌침, 복어 독 같은 것. 잘 쓰면 건강에 좋고 맛있지만, 잘못 쓰면 사람을 죽일 수도 있는 것. 그게 3년 공시 생활 끝에 내린 제 답입니다.

 

    결론부터 일단 이야기를 하자면,  토요일/일요일 중에 하루는 쉬는 게 맞습니다. 사실, 보통 금요일 점심쯤되면 벌써부터 머리속에서 쉬고 싶다는 신호가 계속 옵니다. 이건 당연한 겁니다. 공시생은 사람 아닙니까? 뭐, 혹자들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다 하면 인간이기를 포기하라고는 하는데, 그건 제가 보기에는 좀 무책임하고 모순적인 말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인간인데 인간 되기를 포기하라니, 그게 무슨 말입니까?


     다만, 우리는 그래도 공부하는 사람의 입장이니, 그 쉬고 싶다는 신호를 조금은 억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럴 때 공부장소를 집이 아니라 도서관으로 바꾼다든지, 매일 하던 공부계획과는 좀 다르게 계획을 짜 본다든지 최대한 공부는 하되, 패턴의 변화를 줬습니다. 이 시간에는 평소하던 공부 말고, 많이 틀리던 한 부분만 집중적으로 공부한다든지, 아니면 정 안되면 한자책 펴놓고 하루종일 아무 생각없이 손으로 쓴다든지, 뭐 여러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그러다가 또 안되면 마지막 수단으로 체력이라도 기르자는 마음으로 도서관 옆에 뒷산을 오른다든지. 적어도 제 공부에 필요한 것을 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토요일 저녁 먹기 전까지는 어떻게든 버텨가며 공부를 했네요.  


    그렇게 하고 집에 돌아와서 씻고 그 하루에 한 것을 정리한 다음에는(이러면 토요일에 대략 7~8시간 공부할 수 있습니다.) '정말로 하고 싶은 한 가지'를 합니다. tv를 보든지, 영화를 보든지, 드라마를 몰아 보든지, 게임을 하든지 뭐든 좋습니다. 다만, 평소 자던 시간보다 2시간을 넘지 않도록 수면 시간만 조정을 합니다. 아, 물론 필자처럼 저질체력이 아니시라면 더 해도 상관은 없습니다. 본인 체력에 따라 이것도 케이스 바이 케이스 입니다.

   이렇게 하면, 일요일에 기상시간이 밀리면서 아마 일요일 오전 시간이 몽롱하게 지나갈 겁니다. 뭐, 교회 다니시는 분들은 이 시간에 교회 가서 설교시간에 힐링&수면 보충을 하고 오시기도 하는 것 같더군요. 아무튼 이렇게 토 저녁~일 오전 동안 충전시간을 갖고 일요일 오후 ~ 늦어도 저녁에는 공부할 몸과 마음으로 돌아와야 합니다.

   사실 이 일요일 오후 시간이 1주일을 결판 짓는 중요한 시간이기도 합니다. 공부를 많이 하는 시간은 아니지만 다음 한 주의 계획, 이번 주에 뭘 했는지 정리, 부족한 부분 복습, 사소해서 미뤄놨던 일들(책 주문, 방 청소&정리).... 모든 것이 이 시간에 이루어집니다.


   가끔 이 시간에도 마치 평일처럼 쉼 없이 공부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셋 중 하나입니다. 정말로 체력이 좋거나(있긴 있습니다. 그런 초인들이. 그러나 이 분들도 한 달에 한 번은 쉬더군요), 아직 뭘 모르거나(마음만 앞서는 타입), 주중에 아프거나 개인 사정이 있어서 하루를 쉬었거나. 첫 번째나 세 번째면 다행인데, 두 번째 경우라면 슬럼프가 올 경우 걷잡을 수 없이 크게 올 수도 있습니다. 지양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김제동 씨가 어느 한 프로그램에서 한 말이 오늘 글을 쓰면서 갑자기 떠오릅니다.  '밀림의 왕 사자가 가장 강한 동물인 이유는 싸움을 잘 해서가 아니라, 적들이 있는 사이에서도 배를 까뒤집고 몇십 시간을 잘 수 있기 때문이다.' 힘드시겠지만, 급하다고 빨리 갈 수 있는 것도 아니니 조금은 여러분들에게 1주일에 5~6시간 정도는 여러분을 쉬게 하는 시간은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사족 of 사족- 갑자기 떠오르는 한글 맞춤법+
올해는 태풍 때문인지, 1주일 정도 장마가 일찍 시작한 것 같네요. 평창 다락방에도 비가 오고 있습니다. 다들 축축 처지시겠지만, 이번 주도 모든 공시생 여러분, 이팅입니다.


처지다? 쳐지다?

1.  처지다 : 1. 위에서 아래로 축 늘어지다. 2. 감정 혹은 기분 따위가 바닥으로 잠겨 가라앉다.

2.  쳐지다 : '치다'의 피동형.
     '세로로 줄이 쳐진 치마', ‘거미줄이 쳐져 있다’


*자매품* 2-1. 쳐주다 : 1. 셈을 맞추어 주다. 2. 인정하여 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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