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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Chive Nov 17. 2018

공무원 시험, 면접편 3. 국가직 면접 후기

2018.05.31. 공무원 면접도 결국 '상식'이다.

     5월 말쯤, 드디어 우리도 이 기나긴 여정의 종착역인 면접시험의 날을 맞이하게 됩니다. 물론, 지방직/서울시도 있습니다만, 국가직 면접이 언제나 가장 표준이기 때문에 국가직만 놓고 면접후기를 써보려고 합니다. 솔직하게 얘기해서 지방직은 본인의 필기성적이 1배수라면 면접에서 뒤집힐 일이 거의 없고, 또한 국가직을 통과할 정도시라면 지방직 면접은 대부분 아름다운 면접, 행복한 면접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서울시 같은 경우는 조금 까다롭고 변수가 많기는 하지만, 국가직보다 '서울시'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는 점과 몇가지 디테일한 부분을 제외하고, 국가직과 거의 비슷합니다. 고로 과감하게 지방직과 서울시 면접 후기보다는 국가직을 위주로 면접후기를 써서, 면접의 진행방식이 어떻게 되었고, 제가 어떤 질문을 받았으며, 어떤 대답을 했는지를 보여드리겠습니다. 면접 때까지 잘 묵혀 두었다가 쓰셨으면 좋겠습니다.



1. 시험 절차 & 장소 & 시험 시작 전 분위기

     일단 국가직 시험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을 하자면,

이렇게 됩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3. [붙임2] 파일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또한 18공채같은 경우는 KINTEX(일산)에서 했습니다만, 17공채 같은 경우 AT센터(양재동)에서 했습니다. 나중에 저처럼 집이 먼 분들은 꼭 장소 확인 잘 하시고 교통편 준비할 때 신경을 쓰셔야 할 겁니다. AT 센터면 그래도 다행인데, KINTEX여서 저 같은 경우 꽤 시간이 걸렸습니다. 시험 장소에 도착하시면,    

이렇게 된 현수막을 찾아서 들어가시면 됩니다.

     들어가면 생각보다 시끄러울 겁니다. 이미 노량진에서, 면접 스터디에서 알고 있던 사람들을 만나기 때문이죠. 그러다가 시험 입장 20분 정도 전에 벽에 본인 조와 수험번호가 적힌 큰 전지가 몇개 붙게 될 겁니다. 이름을 찾으셔서 본인 수험번호를 직접 적어서 왼쪽 가슴에 달아주시면 됩니다. 그리고 입장하시면 됩니다. 시험장에는 각자의 조에 맞게 아래 사진처럼 자리가 되어있으니 거기에 앉으시면 됩니다.

다들 앉아 있는 걸 보니 개별면접과제 작성 중인가 봅니다. 개별과제까지는 이 장소에서 합니다.

     앉아서 개별면접과제 작성까지 시간이 있으니 화장실과 준비한 자료 복습, 혹은 스터디원이 있으면 막간을 이용한 면접 연습 등을 할 시간이 있으니 이 시간을 잘 활용하시면 좋겠습니다. 이 시간까지는 굉장히 주변이 시끄러우니 마인드 컨트롤을 하셔도 좋고요. 오후조 중에 밥을 애매하게 먹은 경우 저 시간에 양치질 등등을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아니, 가글이면 더 좋겠네요. 화장실이 한개 거든요.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면 감독관님들께서 통제를 하실 거고 통제에 따라 개별면접과제와 시험 평정표를 작성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작성 후에는 각 조 1번부터 5분 발표과제 검토장으로 이동하게 될 겁니다. 고로 이 시간에 본인이 각 조 1번이 아니라면, 방금 풀었던 개별면접과제 문제의 내용이 뭐였고, 자신이 대답을 뭐라 썼는지를 바로 수첩이나 준비한 종이에 적고(설마 맨몸으로 오실 생각은 아니시죠? 정 안되면 응시표에라도 꼭 쓰셔야 해요!) 그 내용을 5분 발표과제 검토장에 갈 때까지 복습하셔서 머리 속에 넣어 놓으셔야 합니다. 각 조 마지막 번호이신 분들은 특히나 더 신경쓰셔야 합니다. 안 써 놓으면 5분 발표검토장에 갈 때 쯤에 무조건 까먹으실 겁니다.

5분 발표 검토장입니다. 그러니까 저기에 처음에는 각 조의 1번이 들어갈 겁니다.

     이렇게 5분발표 검토가 끝나면 면접장으로 바로 이동을 하게 될 겁니다. 이동하는 도중에 중얼거리는 정도는 할 수 있으니, 긴장 되시겠지만 5분 발표 자료를 손에 쥐고 있으니 검토를 하시면서 이동하시는 것도 괜찮습니다.

여기가 면접장입니다. 가운데 흰색 테이블에는 여러분의 필기구, 가방 등을 놓으시고 면접장에는 5분 발표 검토 자료만 들고 가실 수 있습니다.

     사진들이 제대로 된 것이 없어(기자들도 안까지는 들어갈 수 없기에) 잘 안보이실 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 빨간 동그라미 부분에 여러분이 서 계실겁니다. 그 순간까지 5분 발표 종이를 눈에 더 익히시고 정신줄 잡고 계셔야 합니다. 저기 서 있으면 면접관님들 대화도 들립니다. "얘는 학원 좀 다닌거 같죠?" 부터 시작해서 이거저거 다 들릴텐데, 신경쓰지 마시고 '나만 잘하면 된다'는 마인드로 계시면 됩니다. 5분 발표 첫머리를 중얼중얼 거리면서 입에 붙여 놓으시고요. 들어가자마자 바로 5분 발표부터 시킬 거니까요.

     

2. 면접 시작!

시험 직후에 버스에서, 돌아가는 ktx 열차에서 핸드폰에 쓰기 시작한 면접 복기입니다. 개인적으로 80% 정도의 싱크로율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때그때 감정도 섞여 있어서 보기 불편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현장감을 위해서 일단 이렇게 써 보겠습니다.


- 안녕하십니까 응시번호 8129번 000입니다.

(면접관은 2분이 계신십니다. 그 분들에게 아까 작성한 평정표 2장을 드리게 됩니다. 보통 인혁처 면접관 1분과 자기 응시직렬의 면접관 1분이 계십니다. 저의 경우는 그러니까 검찰 수사관님이 계셨습니다.)


Q. 네, 앉으세요.

- 감사합니다.


Q.일단 좀 진정하시고.... (내 표정이 이상했나?)

절차 설명해주십니다. 5분 발표 몇분 경험형 몇분....등등... 그럼 준비되면 5분 발표 시작하세요....

- 네, 그런데 저 물 좀 마셔도 되겠습니까? (진짜 시작 전에 조금이라도 시간을 벌고 싶었고, 바로 앞에 있는 물이 너무나도 마시고 싶었습니다.)


Q. 네... 심호흡 한번 하고...

- 네, 그러면 5분 발표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물 마시고 5분 발표 시작---

-5분 발표 틀- (말과 먼저 써놓은 개요랑 섞여서 실제로 저렇게 말했는지 잘 모르겠네요. 주제는 '공무원 재산공개법에 들어있는 공지가치와 그에 충돌하는 가치에 대해 자유롭게 발표'하시오.)


서론: 재산공개법에 반영된 공직가치와 그에 반대되는 공직가치에 대해서 5분발표를 시작하겠습니다.

           - 평창역 일대가 최순실 땅이더라. (알게된 경위-> 동생의 면사무소 알바 중.... 주저리 주저리)


본론: 투명성과 공정성 vs 사생활 보장권 (자유권)

- 공직가치 (공정성과 투명성): 우리집에 2마리 개가 있는데, 1마리만 산책을 하니 한 마리가 계속 짖더라(공정성), 어머니 왈 "한 마리가 안 보이게 산책을 시켜라"(투명하지 못한 예) -공정성, 투명성. (즉석에서 나온 말재료라 논리적 연결 따위는 솔직히 기억이 안 나는거보니 뭉개고 넘어간 듯합니다.)

- 이처럼 투명성 공정성은 개도 알 정도로 쉬운 가치지만... 인간이 제일 못 지키는 듯하다.


반대가치 : 사생활 침해 문제(자유권)

어느 정도 이해는 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 제도는 어디까지나 "고위" 공무원의 사생활 침해에 국한된다. (이걸 포인트로 잡고 조심조심 눈치보면서 반론 시작.)--> 다수인 9급~5급은 이런 비리 저지를 힘도 시간도 없을 것이라 생각. 그리고 어찌됐든 행정학 교과서에도 나오듯이... 공무원은 사조직 구성원보다 엄격한 법적 제재를 받는다는 것은 이미 모든 여기 지원자분들과 면접관님들도 아시는 것이다. 그걸 버틸 수 없다면 공무원이... (뭐라 그랬더라... 아무튼 뉘앙스는 약간 '왕관을 쓰는 자 그 무게를 버텨야 한다."느낌)


결론: 현재 정부에서도 혁신 방안으로 공정성. 투명성을 기조로 삼는다는 것이 여러 문서에서 보였다. 그리고 저는 개인적으로 이제는 이게 하나의 시대 흐름이 되는 것 같다. 고로 공정/투명성에 초점을 맞추는게 더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 (이상으로 5분 발표를 마치겠습니다.)


---->라고 유창하게 말한 것이 아니라, 매우 더듬더듬+손은 바들바들+멘탈 승천 직전


Q. 네 잘 들었고요.... 지금 목소리가 본인 생각보다 크고 몸짓이 좀 산만해요, 진정하고요....

(살짝 텀을 주심...) (노력은 했는데 결국에는 저질러 버렸네요...  습관이란 참....ㅜ.ㅜ)


Q. 그러면 이제 말씀하신 거처럼 두개 가치가 충돌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 사실 저도 이에 대한 답이 없었는데 이 문제는 나오기는 나올 것 같아서 (웃으심) Skt IoT 연구소에 다니는 친구에게 물어보니 비식별코드라는게 있는데... (설명 주저리 주저리, 그러니까 이런 거를 면접노트에 적어놓으시면 꿀이죠.) 이렇게해서 개인정보 보호에도 힘쓰고 투명성도 함께 신경쓰겠습니다.


Q. 결국 폴더처럼 하나하나 개별화 시켜서 리스크를 분산시킨다는 뜻인데...그럼 업무량이 늘어나지 않을까요?

- 앞에도 말씀드렸듯이 이 제도는 고위직과 일부 힘 있는 직의 사람들만 적용하는 방향이 옳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되면 업무량 자체가 많지는 않으리라 생각한다. (실제로 언론에서 보건복지부 국장님이 길병원 연구병원 선정 도와주고 병원 법인카드 쓴 사례가 면접 하루 전날 jtbc 사건 반장에 나와서 대충 갖다 붙임) 언론에서 보도를 안 하는 건지 몰라도 하위직의 비리는 제가 아직은 들은 바가 없다. 하위직은 그럴 힘도 시간도 없다고 생각한다.  (두분 다 빵터지심...)


Q. 아, 맞다 아까 그랬었지... (기억 상으로 검찰직 분이 처음으로 입을 여심) 그럼 본인이 생각하는 힘 있는 직이 뭐에요?

- (그냥 딱히 떠오르는게 없어서 행정학 때 배운 내용 떠듦) 급수보다는 업무가 중요한 것 같다. 대표적인 예로는 건축허가 관련직은 7급도 재산등록대상인 걸로 알고 있다.


Q. 그러니까 급이 아니라 직종에 따라 기준도 달라야 한다?

-네.


Q.그럼 경험형 할게요.

(뭔가 정적...설명하라는 건가?)

- 그럼 지금부터 경험형~

Q. 아니, 우리가 질문을 하면 하시라고.

- 아... 네 (잠깐 멘탈을 잡았나 했는데 다시 터짐)


개별발표과제 1. 경험형 개요(주제: 조직 안에서 본인이 먼저 문제점을 발견하여, 개선한 경험)

- 대학교때 DEL(영문과에서 운영하는 영어 카페)에서 영어로 대화를 하면서 시간을 보내면 영어회화과목의 태도점수에 플러스를 주는 제도가 있었음

- 영어로 말은 안 하고 시간 떼우고 커피만 마시다가 가는 사람이 많이 생김(이것은 내가 1학년일 때도 그랬음. 관행처럼 굳어짐.) 물론 안 좋은 여론도 그때부터 있었으나 묵인됨.

- 회의 소집(담당교수님, 학회장, DEL 멘토들)- 방안마련(멘토 중심의 바우처 만들기. 즉... 멘토가 바우처를 직접 작성하여 시간만 떼우며 가는 사람을 걸러내는 방안) - 구글 docs로 바우처 총합 점수 실시간 업데이트 하고 학생들 본인이 확인할 수 있도록 했음. (해당 과목 수강 학생들에게 오픈)

- 혹시라도 멘토가 부정을 저지를 시---> 학과장실 앞에 고충함 비슷한 것이 있었는데 거기에 신고를 하기로 하고 위 회의 내용 전체를 학과 게시판에 붙임

----> 라고 썼습니다.


Q. 일단 이 DEL에 대해서 설명을 좀 해 줄래요?

- (솔직히 이거 적혀 있는데 부족했나 싶었으나, 아마도 라이어 테스트였겠지 싶네요.) 기록 해 놓은대로 저희 영문과에서 운영하는 영어카페로, 면적은(파티션을 둘러보며....) 대략 이 파티션 4개 정도 붙여놓은 정도의 크기고, 외국인 교수의 제안으로 시작된 곳입니다.


Q. 보니까 교수님도 나오고 되게 뭔가 크게 일을 벌인거 같은데.... 본인은 왜 그렇게 열심히 했나?

- 교환학생 갔다 와서 처음으로 하는 학회 일이라 기합이 좀 들어가 있었습니다.


Q. '성과' 관련 질문을 하셨는데.... 제가 잘못 알아들은듯...

(저의 대답 : 부정 행위를 막고 공부 할 친구들만 모이게 되고....)

(끊김, 여기서도 완전히 당황. 에? 나니? what happened?)


Q. 아니 그게 아니고 그러니까.... 어떤 성과가 있었냐는 것은.... 이 카페의 목적이 부정행위를 막는게 아니라 영어학습이니까 그 부분에 성과가 있었나 라는 거에요. (아하! 이렇게 힌트도 주시는 구나.)

- 남의 학점이기에 정확한 수치는 모릅니다만, 외국인 교수에게 들은 후문으로는 대체적으로 자주 와서 얘기한 친구들이 a를 가져갔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나름 개인적으로는 이 악습을 후배들에게 물려주지 않았다는 보람이 있었습니다.


Q. 이거 시행할 때 문제는 없었어요? 갈등이라던가....

- 큰 갈등은 없었습니다. 일단 바우처가 실시간으로 업데이트가 되기 때문에 본인 것을 확인하는 것이 가능하고.... 점수를 못 받은 친구들이 와서 얘기하는게 가끔 있긴 한데.... 본인들도 본인이 왜 못 받는지 뻔히 압니다. 거기다가 이렇게 교수님들까지 나서서 회의 하는 것은 드문 일이라, 그 힘을 받은게 크다고 봅니다.

 

Q. 그래서 아무 것도 없었다는 말인가요?

-(좀 텀을 뒀다가... 아무래도 진실성 문제가 걸릴 거 같아서 예전 기억을 더 더듬어 보니...) 아, 예전에 저보다 선배가 그냥 좀 해달라고 한 적이 있는데... "형, 나 이거 돈 받고 일하는거야 나 이러다 잘린다?" 라고 받아친 기억이 있습니다.


Q. 아, 이거 돈 받아요?

-네, 그리고 봉사활동 시간도 원하면 주신다고 하셨는데 전 일단 그때 졸업반이라 얼추 채울만큼 채워서 필요 없다고 말했습니다.  


Q. 뭐 이런 경험을 희망 업무로 연결시킨다면?

외사업무.... (주저리 주저리)중어 쪽이 부족하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제 친구들도 과가 과다 보니 외국인이 꽤 되는데 그래서 가르쳐 줄 친구도 있고, 한편으론 그 친구들도 보면 가끔 법적으로 보호를 받지 못할 때가 있는 것 같습니다, 갑작스레 방값 올린다는 아주머니도 있고 ...(주저리 주저리 외국인 전용 마을 변호사 얘기(ktv인용)도 하고 뭐 그런거 얘기하다가) 이런 것을 안내해 주는 브로셔 같은거 만드는 것도 재미... 아니 보람찰 것 같습니다.


Q. 재미있다고 해도 되요 (웃으심)

Q.(정적) (다른 면접관에게)더 물으실 거 있으세요? Q. ... 없는거 같은데요, 다음으로 넘어가죠.


개별발표과제 2. 상황형 문제 : 상황실 근무 중에 경찰이 벌금 미납부자 A의 신병을 확보해서 나에게 넘김. 근데 A가 눈이 풀려있고, 팔에는 주사자국이 있어서 마약 투약이 의심됨.(솔직히 문제 보면서 이거 마약수사직 문제를 잘못 받은거 아니야? 하고 한번 더 체크하기도 했음. 검찰직 문제 확실함.) 하지만 정황상 긴급체포요건에 해당되는지 검토하는데 시간이 걸린다. 벌금은 A의 지인이 납부해서 즉시 석방을 해야 한다. 당신의 판단은?


Q. 그럼 상황형 가 볼게요. 상황이 뭐죠? (이래서 꼭 뒷번호이신 분들은 문제랑 본인 답 복습하셔야 해요.)

(여기서부터는 검찰 수사관님이 90퍼센트정도 질문 하심)

- 주저리주저리 위 상황을 설명했고, 약간의 디테일은 위원님이 순간순간 힌트 주심.


Q. 그래서 대응은?

- 그냥 솔직하게 말씀을 드리면, 문제 자체가 이상하다고 생각을 했고, 문제에 나오는 사경분부터 저는 의심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일단 상황 자체가 사실이라 가정을 한다면, ~~ (좀 길게 뭐라고 했는데 요약을 하면)


1.상황 체크 (바늘 확인 육안으로 보일 정도면 심하다고 판단.)  

2.A와 일상적 대화로 시간 끌면서 정보 모으기.(검찰에 데이터 베이스가 있을테니 그런 것들 검색, 전화를 돌려 마수직에 문의, 검사실에 해당 검사님께 문의... 그렇게 크게 3가지를 이야기 했습니다)

3. 상사님께 보고.(없으면 어떻게 할래? 라는 질문을 차단하기 위해서 제가 이제 청에 들어가면 분명히 막내일텐데 혼자 상황실에 놔두지는 않으실 거라고 생각한다고 아예 전제를 깔아버림)

4. 그리고 선배님의 판단이 떨어지면 바로 실행.(실제로 상사와 선배님이라는 단어를 섞어서 썼던 듯함)

5. 그리고 좋게 풀리든 안 좋게 풀리든 상황 종료 후 메뉴얼 만들자.(재발방지)


*애초에 저는 선택과목이 형/형소가 아니라서 그냥 정말 제가 사무실에 앉아 있다고 생각을 하고 대답을 했습니다. 다른 합격한 동기들 얘기를 들어보면 잡든지 놔주든지 둘 중에 하나를 선택을 해버려서 반대측 입장으로 면접관님들이 몰아붙이신 것 같습니다.


Q. 그러니까 정리하면 자료 모아서 보고하고 상사의 지시를 따른다. 그거죠?

- 넵. 감사합니다.


Q. 뭐가 감사해요?

- 머리 속에 빙글빙글 도는 걸 정리해 주시는게 느껴집니다.


Q. (검찰직 면접 위원님의 강의 시작)그러면 이제 이런 상황은 사실 위에 물을 것도 없이 잡아야 되긴해요. 법조문... 블라블라..... (요약: 이 상황이 긴급체포가 가능한 이유, 나는 폭풍 리액션 중이었음)


Q. 그래서 이렇게 했는데... 그 A가 약물검사에서 아무것도 안 나왔어... 어떻게 할래?

- 일단 그러면 아마 제가 징계도 각오를 해야 할 것이고 '죄송하다'하고... 그래도 길길이 뛰면 제가 그 분을 억류해서 그분의 권리가 침해된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형사손해배상 청구 절차를 설명드리겠습니다.


Q. 근데 아무리 봐도 이상하지 않아요.? 지원자 말대로 육안으로 확인할 정도로 많은 바늘과 여러 정황상 합리적으로 한 건데... 본인이 징계를 받는게?

- 억울하긴 하겠지만...제가 과학을 이길 수는 없고, 어찌됐든 결과적으로 사람을 잡아놔서 헌법에 나오는 신체의 자유라는 권리를 침해했기 때문에 받아야 한다고 생각을 한다. (과학을 이길 수는 없다 에서 빵 터지심) 그리고 덧붙이면 이번에 규정이 적극행정에 대한 징계는 감한다는 규정이 있으니 거기에 좀 기대서 선처를 바랄 수는 있겠습니다. (여기서는 인혁처 분께서 격하게 고개를 끄덕이심)


Q . 사실 이에 대해서 좀 설명을 하면...

       (강의 2탄, 요지: 합리적의심 + 합리적으로 절차를 밟으면 징계를 안 받는다.)

- 아... 네 + 폭풍 리엑션


- 그 다음에는 본인이 진실만을 말했다면 제 생각에는 정말 진짜 쓸모 없는 질문들. 그래서 몇개 밖에 기억이 안 나네요.

Q. 교환학생 어디 갔다왔니?

Q. 교환학생 얼마나 갔다 왔니?

 (등등 제가 발표 중에 여기저기 뿌려놓은 말재료들로 대화했습니다.)


Q. 어... 시간이 됐다는데 마지막으로 할 말?

- 멘트를 준비했는데 다 까먹었습니다.(말로만이 아니라 저 때는 진짜 한 3가지 버전이 있었는데 한 버전도 기억 안 나고 아... 드디어 면접이 끝났다. <----이 생각만 머리에서 돌더라고요. 집중이 안 됨. 에드립으로 만듦.) 일단 지금 상황이 다음해로 가는 쉼표인지 이 긴 여정의 마침표인지가 정해지는 자리인데 어느 정도 드릴 말씀 다 드려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오늘 이 느낌 잊지 않고 공무원 생활하겠습니다.


인사 후 나감.


     대략 이런 느낌입니다. 면접위원님마다 케이스 바이 케이스가 있을 지는 모르겠으나 같은 날 본 사람들의 공통적인 반응은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면접관님들이 세간의 소문과는 다르게 굉장히 쿨/마일드하다. 압박 따위는 없다. 본인이 압박을 느낄 뿐.' 그리고 '작년 들었던 사례들과 다르게 아마도 인혁처의 컨트롤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데 형법,형소법 질문이 기본소양 선으로 내려왔다.' 였습니다. 그리고 이때쯤 되면 본인이 준비할 형법, 혹은 일행직 같은 경우는 관련 법령, 현안, 이슈등은 학원이나 인강에서 주실거고 그 범위를 크게 넘어가지 않습니다.


     그리고 본래 질문(5분 발표, 상황형, 경험형)에 시간을 많이 쓴 케이스(제가 그렇죠.)는 형법, 형소법을 묻지 않았습니다. 같이 본 친구들을 취재한 결과, 그런 질문이 들어오는 경우는 크게 보통 자기가 형법 관련 얘기를 해서 자기 무덤을 파는 경우, 혹은 질문이 너무 빨리 끝나서 뭔가 물어야 할 상황이 올 경우인 걸로 추정이 됩니다. 결론은 '완벽하게' 준비한 것들만 '제대로' 보여주기만 하면 됩니다. 모르거나 핀트가 나가는 대답을 하면 아까 제 후기에서 보셨듯이 면접관님이 힌트를 주십니다. 정신 똑바로 차리고 그거를 받아 먹는 것도 능력입니다.


     면접장에서는 솔직해지시는 것이 결국에는 승리의 지름길이라고 봅니다. 저 같은 경우도 지금 보면, 공무원 비판하는 내용도 들어있고, 심지어 상황형에서는 문제가 이상하다는 소리까지 했죠. 그런데도 합격을 한 것을 보면 '비난 아닌 비판'이라면 면접관님도 크게 문제삼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떨까봐 걱정하시는 분들, 떨어서 말이 나오겠나 싶겠지만, 이 면접은 사기업 면접과 다르게 떠냐 안 떠냐가 중요한 것은 아닐 것 같습니다. 아마 떨어서, 말이 어눌해서 탈락이면 저는 절대 통과 못했습니다. 5분 발표 때 보세요, 오죽하면 면접위원이 저런 말을 하셨을까요? 그리고, 손이 떨리고 입이 마음대로 안 움직이는게 당연하죠. 우리 모두가 손석희 앵커처럼 논리적으로 말하고, 유재석씨처럼 위트가 있으면 그게 비정상 아닐까요? 뭘 숨기려고 하면 그게 오히려 자기 발을 묶는 꼴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경험형에서 특히 경험 부풀리기 하지 말아주세요. 어차피 들킵니다.



     여기까지가 제가 준비한 공무원 시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제 정말 마지막이었네요. 다 적고 보니 굉장히 감회가 새롭네요. 저는 당장 내일부터 저번 글에서 말씀드린대로 연수원으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어디론가 발령이 나겠죠.
     이 글을 쓰면서 사실 여러 사람들의 메일을 받았습니다. 누군가는 공시생의 입장에서 느끼는 고민을, 누군가는 이미 공직생활을 10년 이상 하신 분의 입장에서 본인의 초심과 변해버린 본인의 모습을 이야기 해주셨습니다. 겨우 200명이 조금 넘는 이 구독자 안에도 이런 다양한 이야기가 나온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다음 글은 시험 얘기가 아니라, 에필로그를 겸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아마 또 조금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면접편처럼 좀 준비가 필요할 것 같고, 연수원에서 뭘 할지 저도 모르기에 그렇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오늘도 책상 앞에서 불을 밝히고 계실 여러분들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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