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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Chive Jul 17. 2018

공무원 시험, 생활편 5. 계획 세우기

    초등학교 때, 방학만 되면 매번 동그란 시계 모양 그림에 일일 계획표를 짜 본 경험이 다들 있으실 겁니다. 그 계획은 언제나 지켜지지 않는 게 당연한 약속처럼 되는 경우가 다반사였습니다. 뭐랄까... '언제 밥 한번 같이 먹죠?'처럼 '형식적으로 일단 학교에서 내라니까 내는 계획'이었던 거죠. 그래서 그럴까요? 저도 뭔가 계획을 세우는 것에 공허함을 느끼는 사람이었고, '이대로 해서 되지도 않을 거 어디다 써먹으라는 건가?' 하는 계획에 대한 회의적인 생각을 갖고 있던 사람이었습니다. 

     근데 이 3년을 지나고 다시 생각을 해보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획을 세우는 것은 중요합니다. 물론 과거의 저를 포함한 여러 공시생들은 이렇게 말할지도 모릅니다. '저는 계획 짜서 뭘 하는 스타일이 아니라서요.', '저는 어차피 계획 짜 놓고 잘 안 하게 돼서요....', '그 시간에 책 한 글자 더 보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요?' 

     여러분이 1달 준비해서 보는 시험이라면 그게 어느 정도는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100미터 달리기에는 계획이 필요가 없죠. 그냥 전력질주만 있을 뿐. 하지만, 공무원 시험은 아무리 본인이 짧게 공부한다고 생각을 해도, 기본적으로 1년을 잡아야 하는 준장거리 마라톤입니다. 거기다 시험이 자주 있는 것도 아니라 한번 미끄러지면 이게 2년이 되고 3년이 되는 이상한 마라톤입니다. 단기합격을 목표로 한다고 가정하고, 1년이란 세월 동안 기본서, 핵심요약집, 기출문제집, 모의고사집, 강의로는 기본강의, 심화강의, 기출강의, 핵심요약강의, 마지막 정리 강의 등 읽어야 할 책과, 들어야 할 강의가 엄청납니다. 계획 없이 일을 진행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죠.

     물론, 저처럼 뭘 계획 짜서 하는 스타일이 아닌 분들이 있습니다. 이런 스타일은 계획을 짜는 것 자체가 하나의 '해서 치워야 하는 일'이 돼버려서 더더욱 계획 짜는 것을 포기하게 되죠. 오늘은 그런 분들을 위해 준비해 봤습니다. 쉽고 간편하게 계획을 세우는 방법.



1. 연간 계획이 어렵다면, 학원 커리를 그대로 가지고 와라 

    공부계획을 잘 짜시는 분들도 연간계획에서는 막히는 분들이 있으십니다. 워낙 1년이라는 시간이 길기도 하니 조금 생각이 많아지신다고 하네요. 하물며 계획을 잘 짜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그림의 떡 같은 이야기입니다. 그럴 때는 공무원 학원들의 커리를 참고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본인이 처음부터 짜는 것보다 훨씬 깔끔하고 명쾌한 계획표가 나올 겁니다. 공단기부터 시작해서 남부 고시학원(박문각), 아모르 이그잼, 윌비스, 에듀윌까지 수많은 공시 학원에서 제시하는 계획대로만 따라가도 합격하는데 사실 문제없습니다. 저 커리들이 결국 합격한 분들의 방식이기도 하니까요.   

     이렇게 말하면, 학원에 다니시는 분들은 이렇게 생각하실지도 모르겠네요. '그럼, 그냥 학원에서 제시하는 대로 따라가면 되지 뭘...' 위험한 생각입니다. 본인 마음속에, 그리고 머릿속에 그 계획이 입력이 안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정 계획을 짜기 힘들다 싶으신 분들은 거창하게 그리는 큰 계획 말고, 그냥 1년 치 학원 커리만이라도 프린트해서 책상 앞에 붙여놓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 정도 양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괜히 오버해서 큰 그림을 그리면 도화지가 찢어질지도 몰라요. 중요한 것은 어쨌든 못생긴 그림이든 잘생긴 그림이든 내 마음속에 그림이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위에서 말한 마라톤으로 치면, 이 연간 계획이라는 큰 그림은 마라톤 코스와 같습니다. 내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큰 그림입니다. 열심히 달리면 뭐합니까 코스 밖으로 나가서 엉뚱한 곳을 돌고 있으면? 

    이걸 해 놓으면 1달이 끝날 때마다, 내가 어느 정도로 공부를 해왔으며, 부족한 것은 무엇인지 계속 파악하려는 연습이 됩니다. 나의 문제점과 레벨업 과정을 머리 속으로 그리게 되고, 내가 무엇이 부족한 지, 뭘 해나가야 하는지 알 수 있게 됩니다. 



 2. 월간 계획은 조금 '대충' 만들자.

    '대충'이라 함은, 1달 동안 정말 '기계처럼', '아프다든지, 슬럼프가 온다든지 등등의 아무 일도 없을 거라고 가정하고' 만드시라는 말입니다. 예를 들어 본인이 하루에 열심히 공부해서 A정도의 양을 공부를 했다고 치죠. 그러면 1달이 30일~31일 이기 때문에 'A X 26일(한 달 중에 어지간히 체력 좋은 분이 아니시라면 주말 중 하루 꼭 쉬게 되더라고 말씀드렸다.)'의 양을 써 놓는 것입니다. 이 계획을 세우는데 10분 이상 걸리면 안 됩니다. 시간을 끌면 본인과 타협을 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공부량 A를 구하는 방법은 당연하지만 일단 본인의 평소 공부량을 체크하는 데에서 시작합니다. 예를 들어, 

아래처럼 하루하루 공부량을 체크를 해서 평균적인 양을 내 보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2017. 07. 24. 月 요일      날씨 : 雨

오늘 공부한 내용 

- 국사 단권화 : 일제 강점 & 독립운동 마무리 (문화 파트까지 완료)

- 한국사 기출문제 풀이 (온라인 35~34회, 공무원 시험보다 굉장히 쉬움. 통과 가능할 것으로 예상됨)

- 행정학 : Chapter 5 행정학의 이해 : 행정학의 학문적 성격 ~ 뉴거버넌스론까지 완료(인강복습) 

- 영어 : 1234/56/78 파트별 문제집 풀이 (파트7은 책 종료) --> 
            토익 현재 예상 점수 850~880 사이, 확실히 현역 시절보단 감이 떨어진다

- 행정법: 기출문제 풀이 및 기본회독강의 다시 시작 


2017. 07.25. 火요일     날씨 : 日 , 완전 더웠음

오늘 공부한 내용

- Part 1234567 all 오답정리 

- 행정법 문제 (인강 내용에 해당하는 것만 찾아서, 취소소송 파트 진행 중) -

- 국사 단권화 (광복~박정희 정부)

- 행정학 재복습        -국어 인강 마무리 못한 부분 마무리 + 부교재 독해 풀이, 오답

- 영어 범위 체크(저번 시험에 다 못 푼 문제집) + 10개 지문 : 정리 완료 손진숙 영문법 - 11일 차부터

                                                                                             +   이동기 모의고사 - 2회부터 

- 토익: Part 5,6 문제집 - 18,19회 풀이 

 

2017.07.26 水요일  

1. 행정법 인강 복습 - 1시간

2. 한자+국어 압축 마무리 회독

3. 국사 단권화 

4. 행정법 인강 - 1시간짜리 

5. 행정법 봉투 모의고사 남은 거 완료 (2회) 

6. Part 1234 19회 풀이, Part 56 : 19,20회 풀이 

7. 행정학 인강 복습


2017. 07. 27. 木요일 

1. 행정법 : 오답 + 인강 

2. 국사 단권화 - 끝! , 자잘하게 일제 강점기 문제 끄적끄적

3. 영어 - 지문 10개 정독 + 모의고사 + 단어 50개 

4. 국어 - 1과 제대로 정독 + 한자 + 선재국어 프린트 풀이 그리고 오답

5. 토익 1234 19회 오답, 20회 풀이 


2017. 07. 28. 金요일

1. 국사 - 문화사 다시보기

2. 영어 - 토익 Part 1234 20회 오답풀이  Part 56 : 19,20회 오답

3. 국어 - 1과 제대로 정독

4. 행정법 - 기출문제 풀이 


2017.07.29. 土요일

1. 행정학 : 노트정리/ 1,2,3강 복습

2. 행정법 : 봉투 모의고사 2회 오답정리

3. 영어 : 이동기 모의고사 3회 나머지 문제 + 오답 + 단어 50개

4. 국어 : 한문정리

5. 한국사 : 고종훈 7회 풀이 및 오답 


2017. 07. 30

- 행정학 / 행정법 / 영어 / 국어 / 한국사 1주일치 내용 기본서로 다시 복습.

(From. 7월 마지막 주 스터디 일지)


    이 월간계획은 어떻게 보면 가장 '이상적으로 공부했을 때'의 양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혹시 이 월간계획이 딱딱 잘 맞아떨어지면 두 가지 경우입니다. 하나는 정말 공부를 열심히 잘 했거나, 아니면 본인을 본인이 과소평가하고 있거나. 그런데 본인이 정말 열심히 해서 월간 목표를 달성한 사람을 저는 일단 보지 못했습니다. 보통은 이걸 제대로 하는 사람이 드물 거라고 생각힙니다. 만약 딱딱 맞아떨어진다면, 당연히 공부량을 'AX26X1.5'로 늘려서 공부하시는 것이 바람직할 겁니다.



3. 주간 계획은 한 주의 '정확한 예측'이라는 측면이 강하다.

       연간, 월간이 '이상'이라고 한다면, 주간 계획부터는 '현실'에 가깝습니다. 한 주를 어떻게 보낼 지에 관한 계획이자, 예상 가능한 '변수'와 '할 일'을 예측하면서 짜는 계획입니다. 예를 들면, '이번 주 안에 A책이 끝나니까 다음 교재 A'를 주문해야 한다', 'X월 XX일에 예비군 훈련이 있다.', '아, 이번 주에 국가직 원서접수가 있어 며칠이더라?' 이런 사소한 것들도 다 예상해야 합니다. 그 후에는 자연스럽게 '현실적으로 이번 주는 a랑, b랑, c는 끝낼 수 있겠네, 월간 계획표를 볼까? 으.... 좀 무리를 해야겠지만 월간 목표는 Y니까 다음 주에 영어를 줄이고, 국어를 좀 늘려야겠다.' 정도로 5과목 공부할 내용에 대한 융통성 있고, 현실적인 그림이 머릿속에 그려집니다. 이 작업은 일요일 밤에 잠자기 한 20~30분 전에 하는 것이 좋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연간/월간/주간/일간 계획 중에 이 주간 계획이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1. 월요병 예방에 특효약이고,
2. 지나간 시간을 다른 어떤 계획표보다 객관, 정확하게 검토할 수 있으며,
3. 돌아오는 한 주를 제대로 살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4. 일간 계획의 포인트는 '공부 시간은 고정적으로, 공부 내용은 유동적으로' 

      일간 계획표를 생각할 때 가장 고려했던 것은, '바로 다음날 시험을 봐도 될 생활패턴을 만들자'였습니다. 여기 강원도에 와서 가장 놀란 것은 시험장 위치였습니다. 춘천이라니.... 즉, 제가 만약 시험을 보러 가야 한다면 계산상 여유 있게 가려면 저희 집에서 오전 6:30에는 차를 몰고 나가야 한다는 뜻이 됩니다. 그래서 시간을 이렇게 잡았습니다.

5:30 기상 

5:30~6:00 세수하고, 이불 정리하고, 텀블러에 물 뜨고, 오늘 뭐 해야 하나 정리

6:00~7:30 공부 타임 1

7:30~8:00 아침 식사 

8:00~11:30 공부 타임 2

11:30~12:00 '공부 타임2'에 한 것들 정리 (ex) 모의고사- 채점 및 오답 스캔 및 기본서에 표시 

12:00~13:00 점심 먹고, 약간의 운동

13:00~13:30 샤워하고 책상 한번 정리 

13:30~14:30 낮잠

14:30~18:00 공부타임 3

18:00~19:30 저녁 먹고 쉬기 (쉴 때 자주 하는 것: '난공불락 시청, 공무원 수험 신문들 체크')     

19:30~22:00 공부타임 4 

22:00~22:30 방 정리 + 세수 + 잘 준비

22:30 취침 


         위의 시간표를 고정하고 공부 타임 1234는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운영합니다. 그리고 저렇게 해 놓으면 계획 짜는데 시간이 10분 안쪽으로 들어옵니다. 간혹 계획 짜는 것만 30분 걸린다는 분들이 있는데 저렇게 패턴화 시켜 놓으면 한결 수월합니다. 저 시간표로는 대략 11시간~12시간의 공부시간이 확보가 되는데, 화장실이랑 기타 잡다한 시간을 빼면 1일 10시간~11시간 정도의 순공 시간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보통 글을 쓸 때 뭐 제가 공신도 아니고 뭐가 잘났다고 이런 글을 쓰나 싶어서 언제나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으니 본인에게 물어라', '혹은 본인 스타일에 맞춰라'는 뉘앙스로 이제까지 글을 써왔습니다. 그런데 오늘 쓸 내용만큼은 조금 강하게 말씀드리고 싶네요. 꼭 연간/월간/주간/일간 스케줄은 한번 작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걸 안 한다는 것은 마치 건축가가 설계도 안 그리고 집 짓겠다고 하는 것하고 다를 것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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