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친절

학교 앞 핑크색 옷 입은 수상한 어른의 정체

by 김겨울

"모르는 사람이 주는 건 절대 먹으면 안 돼."

"어른이 주시면 일단 감사하다고 인사하고, 가방에 넣어와서 엄마랑 같이 확인하고 먹자."

우리 아들은 2학년이다.

세는 나이로 9살이라 하지만 만 7세인 친구

(세는 나이 없어진 거 맞냐고요…)​

"엄마 오늘 학교 앞에 수상한 어른이 사탕 줘서 가방에 넣어왔어"

“수상한 어른?”

아이 눈에 비친 수상한 어른의 인상착의는 이랬다.

1. 선글라스를 썼다. 눈이 안 보이니 표정도 안 보인다.

2. 핑크색 옷을 입었다.

3. 착하게 말하지만 목소리는 날카롭단다.

핑크색 옷도 친절해 보이려고 입은 것 같다며 학원 전단지와 미니 춥파춥스를 보여준다.

생각해 보니 엊그제도 학교 앞에서 물티슈를 받았는데 손 닦을 일이 있었음에도 집까지 그대로 가져왔었다.

학교 앞에서 친구 부모님이랑 같이 있을 땐 젤리도 까먹고 좋아하지만 혼자 있을 때 받은 건 이렇게 절차(?)를 지킨다.

주는 호의를 감사히 받으라고 가르칠 수가 없다.

참으로 씁쓸한 세상이다. 기특하고도 웃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