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 부정: 아무 일도 없었다는 날의 바람
생일이었다.
그 사람의 생일.
나는 꿈에서 그를 만났다.
너무 자연스러워서
그가 죽었다는 사실을
잠시도 떠올리지 못했다.
꿈속의 그 사람은
언제나처럼 단정한 셔츠를 입고 있었고,
생크림 케이크에 초를 세우며
“몇 살이더라, 이제?”
하고 웃었다.
나는 그 웃음을
미움 없이 바라보다가
작은 접시에
케이크를 떠서 건넸다.
그의 손은 따뜻했고,
한 조각을 먹은 후
“예전보다 맛있네.”
라고 말했다.
꿈속에서의 모든 것이
너무 정확하고
너무 조용해서
오히려 낯설지 않았다.
그는 돌아가지 않았고
떠나지도 않았고
단지 그 자리,
작은 탁자 너머에 앉아 있었다.
나는 꿈속에서도
그가 살아 있다는 걸
굳이 확인하지 않았다.
‘죽었다’는 말이
이 장면에 필요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초가 다 타기 전에
그가 나에게 말했다.
“아직, 나 기억하지?”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고
그는 내 대답을 듣지 않아도
괜찮다는 듯 웃었다.
그러곤
그 웃음을 남겨두고
아무런 인사 없이
그냥, 사라졌다.
나는 여전히 꿈속이었고
눈을 감고도
그가 떠난 자리를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
아침이 되어서야
현실이 다시 켜졌고
나는 캘린더에서
그의 이름을 지웠다.
하지만,
그가 먹던 그 조각의 위치만큼은
지울 수 없었다.
꿈이었지만
너무 생생했기 때문에,
나는
그를 완전히 잃었다고
말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그를
아직 생일에 만나는 사람으로 남겨두었다.
고백: “나는 아직도, 그 사람이 꿈에서 웃어줬다는 이유로 살아 있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