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리지 않는 사람들의 말》 내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야”는 부름이었고
“이리 와”는 아침 인사였다.
존댓말은 벽에 걸린 회사 슬로건에서만 발견되었고
내 이름은 늘 생략되었다.
처음엔 놀랐고
다음엔 참았고
그다음엔 아무렇지 않은 척 했다.
말이란 건
습관보다 느리게 아프게 만드는 거니까.
“이거 해”
“그거 아니지”
“이따 해”
줄지은 단어들이
내 하루를 조립했고
말투가 표정보다
더 많이 나를 무너뜨렸다.
언젠가 누가 말했다.
“그냥 말이 그렇지, 별 뜻 없어.”
하지만 말은
항상 뜻이 있다.
존중이 없다는 뜻.
기다림이 없다는 뜻.
내가 그냥 쓰이는 존재라는 뜻.
그래서 나는
이름을 부르는 사람 앞에서
목소리가 흔들린다.
존댓말 한 마디에
괜히 울컥하고
고개를 오래 숙인 날은
어딘가에서 무너졌다는 표시다.
이 일은 언제나
사람보다 일이 먼저였고
말보다 결과가 중요했다.
그래서 오늘도
인사처럼 던져지는 반말에
나는 대답을 한다.
그게 살아남는 법이었고
그게 지켜야 할 나였다.
from. 식당 주방 보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