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아무것도 빼앗기지 않았다

제2부. 잃지 않은 자

by 엘리킴


그는 아무것도 빼앗기지 않았다
나는 세 번의 장례를 치렀고
그는 세 번의 축하를 받았다


나는 주소지를 지웠고
그는 청첩장을 돌렸다
나는 유품을 태웠고
그는 사진을 게시했다


나는 무릎을 꿇었다
병원에서, 경찰서에서, 행정복지센터에서
그는 똑바로 걸었다
웃으며, 고개를 들고, 거리에서


나는 나를 증명해야 했고
그는 그냥 존재했다


나는 이름을 말해도
기록이 없다고 했고
그는 말하지 않아도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버림받았고
그는 붙잡혔다
나는 죄가 없었고
그는 상처 입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생각했다
세상이 균형을 잃었다고
그래서 나는 결심했다
그에게서
무언가 하나쯤은 빼앗아도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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