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부. 계획
오전 8시 07분
집을 나선다
왼쪽 신발이 먼저 닿는다
횡단보도 초록불
세 걸음 안에 도착
휴대폰은 왼손에
이어폰은 오른쪽 귀
회사 도착
8시 41분
경비와 눈 마주치지 않음
인사 안 함
점심은 불규칙
수요일은 고정
그 카페, 창가 오른쪽 자리
그의 웃음소리
2초 4박자
특정 단어에만 나온다
“괜찮아요” “재밌네요” “진짜요?”
저녁은 자주 혼자
편의점 샌드위치
때로는 맥주 하나
9시 12분
엘리베이터 혼자 탄다
거울 앞에서 머리를 정돈
하지만 아무도 보지 않는다
밤 11시 30분
불이 꺼진다
그의 방은 정면에서 세 번째 창
나는 그의 하루를 외웠다
길, 시선, 목소리, 발걸음
이젠 내가 먼저 예측한다
내가 알지 못하는 순간은
단 한 순간도
남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