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부. 계획
그는 쓰러졌고
나는 멈췄다
비는 멈추지 않았다
아무도 지나가지 않았고
조명은 깜빡이지도 않았다
나는 주변을 살폈다
창문은 닫혀 있었고
커튼은 흔들리지 않았다
골목엔 고양이 한 마리 없었다
목격자는 없다
기억하는 눈도,
증언할 귀도,
말릴 손도 없었다
그는 무너졌고
나는 그대로 서 있었다
시간은 움직였지만
누구도 그 시간을 보지 않았다
카메라는 없었고
발자국은 물속에 녹았고
손자국은 장갑 속에 묻혔다
피는 바닥에 스며들었다
나는 걸었다
누가 날 불러세우지 않았다
누구도 묻지 않았다
“왜 거기 있었느냐”고
“무엇을 봤느냐”고
그는 죽었고
나는 남았다
이제,
그를 기억하는 건
오직 나 하나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