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부. 계획
비는 내리고 있었다
창문을 닫지 않았다
그 소리가 방 안을 덮었고
나는 그 소리 아래에서
숨을 들이쉬었다
그는 등 돌리고 있었다
방 안엔 단 하나의 기척
나의 숨소리조차
침대보다 조용했다
걸음은 두 번
그 사이 아무 말도 없었다
그는 돌아보지 않았고
나는 말하지 않았다
그 순간,
무너지는 건 몸이 아니라
공기였다
날아간 건 피가 아니라
시간이었다
떨어지는 소리도
부딪히는 소리도 없었다
모든 건 그 자리에
정확히 놓였다
나는 멈췄다
숨도, 시선도, 생각도
방 안의 모든 것이
멈춰 있었다
살인은 소리 없이 끝났다
비가 울었고
나는 조용히 등을 돌렸다
밖으로 나오는 길에
신발이 물에 젖었지만
그것마저
조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