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는 튀지 않는다

제3부. 계획

by 엘리킴


숨을 참았고
눈을 감지 않았다
그를 보며 팔을 들었고
내려치는 순간,
나는 소리를 들으려 했다


하지만
피는 튀지 않았다


소리도 없었다
그의 몸이 쓰러지는 소리는
책이 넘어지는 소리보다 작았다


숨을 쉬는가 확인하려 했지만

나는 이미 숨을 멈춘 채였다


피는 흘렀다
천천히, 조용히,
더럽히지 않았다
튀지 않았다
벽도, 손도, 공기조차 깨끗했다


나는 다시 내렸다
확인하려는 것도, 증오도 아니었다
그저 끝났는지 알고 싶어서


피는 식지 않았다
온기가 남았고
나는 그 온기가 나인 줄 알았다


그러나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세상은 여전히 조용했고
나는 여전히 살아 있었고
그는 이제 멈춰 있었다


그리고 나는,

이상하게 생각했다


왜,
피는 튀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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