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피드 속의 망자들
서버 한 칸에
내 자리가 생겼다
무연고자처럼 조용하게
아이디와 암호화된 좌표로 구획된
기억의 보관함
누르면 열리고
닫으면 잊힌다
생전의 사진 287장
무의미한 채팅 3,284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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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축하 글은
해마다 자동으로 작성된다
“생전의 당신을 기억합니다.”
누가 설정한 문장인지
이제 아무도 모른다
누군가는 내 방을 방문했고
누군가는 무심코 스쳐 갔다
누군가는
삭제를 요청했지만
계정 관리자 정보를 찾을 수 없었다
나는 지금도
그곳에서 반쯤 열린 폴더처럼
잊히고 있다
기억은 온기가 없고
사진은 냄새가 없다
나는 디지털 속에
매끄럽게 가공된 상태로
조용히 존재 중이다
이곳에선 슬픔조차
비밀번호를 알아야만 들어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