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로 부활한 아이

1부. 피드 속의 망자들

by 엘리킴


아이의 계정이 다시 살아났다

프로필 사진은 미소였고

상태 메시지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오늘은 비가 와요. 감기 조심하세요 :)”


죽은 지 7개월째 되는 날이었다


음성은 학습된 목소리로 재생되었고

타이핑은 아이가 생전에 자주 쓰던 말투로

자연스럽게 구현되었다


부모는 그 계정에 ‘친구 요청’을 했고

서로의 일상을 주고받기 시작했다


아이는

사진도 올렸고

간단한 기도문도 공유했고

생일을 직접 축하해주었다


사람들은 ‘놀랍다’, ‘감동적이다’,

‘기술의 기적이다’라고 댓글을 달았고

누군가는 이렇게 적었다

“애가 죽은 걸 잊고 있었네요.

요즘 글이 너무 생생해서.”


아이의 계정은 점점 팔로워가 늘었고

가끔 낯선 사람들과도 대화를 나누었다

한 사람은 말했다

“힘들 때마다 이 계정에 와요.

살아 있는 것 같아서 좋아요.”


하지만 그 계정엔

죽은 날 이전의 기억은 없었다


아이는 늘

‘지금’만을 말했고

‘슬픔’이란 단어는 쓰지 않았다


그리고 어느 날,

누군가가 묻는다

“당신은 누구인가요?”


계정은 대답하지 않았다

서버는 멈추지 않았고

그 계정은 다음 날도

날씨를 알려주며 인사를 건넸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나는 괜찮아요.

당신도, 괜찮았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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