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제된 계정의 흔적

2부. 서로를 기억하는 방식

by 엘리킴


그 계정은 더 이상 열리지 않았다

검색해도 뜨지 않았고

태그 목록에서도 사라졌다


알림 목록엔 여전히

그가 남긴 댓글 하나가 떠 있었지만

클릭하면 ‘페이지를 찾을 수 없습니다’

라는 문장만 나왔다


그가 남긴 말은

이제 유령처럼 떠다녔다

응답할 수 없는 대화,

존재하지 않는 주소


누군가는 말했다

“계정 삭제는 두 번째 사망이다”


기억을 기록하던 창이 사라지자

기억마저 흐릿해졌다


그가 남긴 사진 아래에

사람들은 조용히

다른 이름을 태그하기 시작했다

그 자리를 대체하는 일은

생각보다 빠르게 이뤄졌다


그래도 나는,

그가 남긴 문장 하나를 저장해두었다


“언젠가 모두 로그아웃하겠지,

하지만 그게 끝은 아니면 좋겠다.”


지금은 그 문장이

오래된 파일처럼

열리지 않는 상태로 남아 있다


삭제된 계정은

더 이상 누구의 피드에도

기억되지 않는다


그러나 아주 가끔,

내 화면에

알 수 없는 오류 메시지가 뜬다


“이 페이지는

이전에 존재했던 무언가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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