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리지 않는 사람들의 말》
이 시집은 낮은 곳에서 시작된 말들에 관한 기록이다. 우리는 자주 스쳐 지나간다. 누군가의 직업, 표정, 걸음, 침묵. 그러나 그 하루엔 삶 전체가 담겨 있을지도 모른다. 그들은 말하지 않았고, 우리는 듣지 않았다.
이 시는 그 들리지 않았던 말들을 상상하고, 더듬고, 기록한 시도다. 각 시는 한 사람의 시점에서 쓰였다. 때로는 오래도록 견딘 사람의 말투로, 때로는 눈을 마주치지 못한 이의 시선으로.
나는 그들의 이름을 직접 말하지 않는다. 어떤 시는 끝까지 읽은 후에야, 그 인물의 자리가 보일 것이다. 독자가 느끼고 추측하고 돌아보게 되기를 바란다.
시집은 총 네 개의 부로 구성되어 있다. ‘아무도 부르지 않은 이름들’은 직업의 이름조차 지워진 사람들의 이야기이고, ‘사라진 몸, 남겨진 하루’는 존재하지만 인식되지 않는 사람들의 감정에 대한 기록이다. ‘내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는 외면당한 존재들이 자신을 향해 건네는 목소리이며, ‘당신도 나를 지나쳤다’는 결국 우리가 누구를 잊고 살아왔는가에 대한 물음이다.
나는 이 시들을 통해 누군가의 말이, 말로 남지 않더라도 마음에 남기를 바란다. 말보다 더 오래 남는 침묵이 있다는 걸 믿는다. 그리고 시는 그 침묵에 가장 가까운 언어라고 믿는다.
이 책을 펼친 당신이, 언젠가 누구를 지나쳤던 그 순간을 기억해낸다면, 이 시집은 이미 당신의 것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