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리지 않는 사람들의 말》 아무도 부르지 않은 이름들
밤이 되면,
나는 숨소리를 듣는다
어둠은 어디에든 스며들고
사람은 낮보다 작아진다
어떤 손은 잠든 뒤에도 떨리고
어떤 몸은 두 눈을 감고서도
깊이 아프다
나는 벨이 울리기 전에 움직인다
몸이 기억한 거리와 무게로
하루의 리듬을 읽는다
말이 없어도 안다
얼굴빛이 말보다 빠르고
기척 없는 발소리에
눈빛이 따라온다
어떤 날은 한 마디 말 없이
몇 시간을 함께 앉아 있었다
무릎 위에 얹힌 손이
조금씩 식는 걸 보면서
무언가를 대신 겪는 기분이었다
아픈 것도, 기다리는 것도,
이별의 문 앞에서
다시 돌아오는 것도
나는 이 자리에 있지만
내 이름은 불리지 않는다
이곳에서 나는,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산다
from. 간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