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리지 않는 사람들의 말》 아무도 부르지 않은 이름들
모두 웃을 때,
나도 웃는다
타이밍은 반 박자 늦고
표정은 거울처럼 연습해둔다
어떤 단어는 알아듣고
어떤 말은 눈치로 받아낸다
고개를 끄덕이는 건
정말로 이해해서가 아니라
멈추지 않기 위해서다
나는 가능한 한
먼저 말하지 않는다
입을 열면
내 안의 어색한 어미가 새어 나오고
그건 곧, 나를 설명해버리는 일이라서
‘괜찮아요’는
그들이 가장 안심하는 말이고
‘네네’는
내가 가장 자주 꺼내는 구두점이다
낯선 곳에서 틀린 건
단어가 아니라
표정, 속도, 말투,
그리고 마음의 간격이었다
나는 자주 웃는다
내가 틀리지 않았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사실은 매일,
내가 어디까지 틀려도 괜찮은 사람인지
혼자 확인 중이다
from. 이주노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