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리지 않는 사람들의 말》 아무도 부르지 않은 이름들
밤은
하나의 색으로 오래 지속된다.
그 안에서 나는
멈추지 않는 손을 갖는다.
무언가를 쥐고,
내려놓고,
또 다시 쥐는 일의 반복.
이름이 사라진 동작들,
단어 대신 리듬으로 기억되는 순간들.
시간은 숫자로 지나가지 않고
움직임의 속도로 쌓인다.
천천히 흐르는 게 아니라
계속 돌아가야 하는 쪽에 가까운 것.
나는 때때로
내가 움직이는 게 아니라
무언가가 나를 움직이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팔이 먼저 반응하고,
눈은 그다음,
그리고 마음은 잠깐 멈춘다.
창문 없는 공간에서
어둠은 안으로부터 자란다.
빛은 사람의 것이라기보다
버튼이나 경고음의 것이다.
여기선 어둠도 조명도
목적을 위해 존재한다.
가장 조용한 시간은
무언가가 가장 크게 작동하고 있는 시간이다.
멈추지 않기 위해,
멈추는 순간이 생기지 않도록
몸은 반복을 삼킨다.
내가 몇 번을 반복했는지
내 손이 언제 느려졌는지
내 눈이 언제 감겼는지조차
나는 기억하지 못한다.
그건 이미 몸의 기억이고
나는 그저 안쪽에서 계속 흘러가고 있을 뿐.
누구의 얼굴도 떠오르지 않고
내 목소리도 점점 작아진다.
내가 말하지 않아도 되는 공간,
말보다 정확한 속도가 필요한 곳.
이곳의 시간은
멈추지 않아서 닳지 않고
멈추지 않아서 녹슬지 않는다.
나는 그 시간 안에서
사람보다 오래 움직이는 존재가 된다.
from. 야간 공장노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