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리지 않는 사람들의 말》 사라진 몸, 남겨진 하루
나는 매일 누군가를 보낸다.
이름 없는 이름을,
숨이 머문 침묵을,
더 이상 대답하지 않는 시간을.
그들은 눈을 감은 채
나를 지나가고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말이 필요한 순간이 아니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이별은 언제나
움직임 없이 시작된다.
몸보다 먼저 식는 공기,
남겨진 자들의 눈빛,
그리고
닿지 않는 손끝 사이의 거리.
나는 그 틈을 가만히 채운다.
주름진 셔츠를 다듬고
흩어진 머리칼을 손질하며
눈을 감지 못한 마음 하나를
살며시 덮어준다.
누군가의 마지막을 본다는 건
그 사람의 전부를 보는 것이다.
그가 쥐고 있던 열쇠,
놓치지 못한 눈물,
품속의 손수건처럼
아무도 모르는 사소함이
가장 큰 이야기로 남는다.
어떤 이들은
그 순간조차 기억할 수 없고
어떤 이들은
그 순간만 기억하며 살아간다.
나는 그 중간 어디쯤에 있다.
매일 누군가를 보낸다.
그 이름들을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그 침묵은 내 몸 어딘가에 남는다.
어깨의 무게로,
손의 떨림으로,
눈꺼풀 아래 깃든 그늘로.
그리고 다시,
새벽의 기척 속에서
나는 조용히 준비한다.
오늘 또 한 사람의 마지막을
너무 늦지 않게,
너무 빠르지 않게
보내기 위해.
from. 장례지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