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소리 2 : 미지의 신호 - 9장

흐릿해진 기억

by 하현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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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란은 자신의 마음속에 점점 퍼져가는 불안감에 사로잡혔다. 숲 속에서 들려오는 신호를 쫓아온 지 얼마나 되었는지 가늠할 수 없을 만큼, 그녀의 감각은 모호해지고 있었다. 이번에는 그 신호가 아닌, 아주 오래된 기억의 파편이 그녀의 마음속에서 떠오르기 시작했다.

어린 시절의 어느 여름밤, 아직 해가 지지 않은 어스름 속에서 여동생과 함께 했던 기억. 달빛이 수면에 잔잔하게 흐르고, 잔디밭에 누워 서로 손을 잡고 속삭이던 시간들이었다. 그 순간은 아름답고 고요했으며, 그들에게 있어 영원할 것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그 행복한 순간은 깨지기 쉽다는 것을 그녀는 이제야 깨달았다.


"혹시, 네가 나를 원망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신호가 들려오지 않았음에도, 혜란은 속삭이듯 말해보았다. 어린 시절의 기억 속 여동생의 웃음소리가 귓가에 맴돌며 그녀를 위로하는 듯했다. 그러나 동시에, 그 웃음소리는 점점 흐릿해지고 있었다.

그녀는 눈을 감고 숨을 고르며 그 기억 속에 더욱 깊이 빠져들었다. 하지만 기억은 쉽게 그녀에게 다가와 주지 않았다. 마치 잊고 싶지 않은 순간들이지만, 시간이 지나며 자연스레 흐려진 추억처럼 손을 뻗을수록 멀어지는 것 같았다.

숲 속에 흐릿하게 퍼진 안개가 조금씩 사라지자, 멀리서 미약한 빛이 보였다. 혜란은 그 빛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이 미지의 여정 속에서 그 빛은 그녀가 붙잡을 수 있는 유일한 희망처럼 느껴졌다.


"여동생이 이끌고 있는 걸까…?"

그 빛은 그녀에게 속삭이듯 다가왔고, 주변의 어둠이 더욱 짙어졌다. 마음속의 기억은 흐려지고 있지만, 그 끝에 닿을 수 있을 것 같은 희망의 실마리는 조금씩 선명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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