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Peter Jun 01. 2016

만들다 사라지는 간판들

오프라인 브랜딩 위기의 시대

쇼핑 어디가서 하시나요? 재미있는 게 많은 곳, 새로운 게 많은 곳, 넓고 쾌적한 곳, 혹은 익숙한 편의성이 있는 곳 보통 이런 데서 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전국에 이름난 상권들은 모두 이런 조건에 부합하는 샵이나 몰 등이 많습니다. B2C 기업은 이런 채널을 매개로 소비자들을 만나고 보통 매출의 대부분을 만들어 왔습니다. 뭐 기업만 그런 것은 아닙니다. 자영업 하시는 분들도 이른바 '목 좋은 곳'을 찾아 차별화된 컨텐츠로 나름의 브랜딩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오프라인 상권의 생태계는 오랜 시간 동안 '자영업자-건물주-금융기관-산업' 혹은 '매장-브랜드-협력업체' 등으로 돈이 순환하는 루트였습니다.



임차료 상승이 부른 오프라인 생태계 위기


이상 징후가 발생한 건 임차료가 급격하게 오르면서부터입니다. 장사는 버는 것보다 쓰는 게 적으면 어디서라도 버티면서 할 수 있는 것인데 그 '버티는 것'이 어려운 시대가 도래한 것입니다. 그 중심에는 '건물주'가 있습니다. 건물주는 돈 많은 개인이나 기업입니다. 최근에는 기업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오프라인 공간 특성상 제한된 자원에서 수요를 처리해야 하므로 이슈가 있거나 대안이 없는 경우 임차료 가격은 요동칠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최근 불거지고 있는 신규 상권의 급격한 임차료 상승과 타 신규 상권으로의 전이는 브랜딩 다양성이라는 공간 생태계를 깨뜨리는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 자리를 버틸만한 자금의 여유가 있는 기업이 상대적으로 자금이 열악한 개인에 비해 좋은 목을 이어받거나 아예 상권이 만들어질 시점부터 투자 선점으로 영세한 개인은 발 붙일 수도 없는 상태. 그것이 '버티기 어려운 시대'의 단면입니다.



좀비 매장의 등장


하지만 브랜드도 이것을 지탱하는 기업도 여기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이미 국내 대부분의 큰 상권들은 높은 임차 구조 때문에 수익이 나는 점포는 아주 드물다고 보면 됩니다. 특히 기업은 개인과 달리 꼭 이런 상권의 매장에서 이익이 나야되는 것만은 아니고 브랜드를 알리고 체험할 수 있다는 다른 용도로 '버티고만' 있는 것 만으로 유지하는 일이 많으니까요. 임차 상식에서 일종의 예외인 것입니다. 이런 매장에서 나는 막대한 적자는 훗날 브랜드의 목을 조르는 결과로 보통 결론나는 일이 많습니다.



이렇다보니 오프라인 브랜딩의 효과성에 대한 회의가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기존의 상식처럼 메이저 상권에서 체험을 하는 것이 맞느냐는 거죠. 건물주, 인테리어 업자들만 배불리는 일이 벌어지기 때문입니다. 안되는 자리는 어떤 가게가 들어와도 안됩니다. 접근성의 문제도 있지만, 이 접근성에 맞는 임차료가 책정되지 않은 것이 근원적인 문제입니다. 중국인 관광객의 등장, 안전자산으로의 회귀 현상, 단층 건물에서 대형 건물로 부동산 가치의 증가, 투자정보 선점에 의한 신규상권 자본투기 등의 현상은 건물주가 임차인, 임차 브랜드대비 압도적인 수익 승리를 거두는 구조가 되었습니다.



오프라인 채널 구조조정


대안은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습니다. 부동산 가격이 내려가는 것은 소비자의 구매력 자체가 내려갈 여지가 있는 상황이 벌어지기에 이 구조 자체가 바뀐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온라인 매장 강화? 필요합니다. 매출의 허리는 여기서 내야 하겠죠. 하지만 여기도 접근성에 관련된 포탈과 검색, 링크, 오픈마켓의 또다른 '건물주'가 있습니다. 단독 채널을 구성하면 이것을 어떻게 알릴 수 있을까. 돈 안드는 SNS로 어떻게 단독채널의 접근성을 확보할 수 있을까 요즘 오프라인에서 모바일로 넘어가는 브랜드의 주요 이슈들입니다. 오프라인 채널 구조 형태를 바꿀 수도 있습니다. 임차료와 단위 점포 수익을 기준으로 임차료 얼마 이상의 점포수를 어떻게 조정하고 실속 있는 상권과 목을 수익 관점에서 어떻게 가리느냐. 물론 이것은 이 상권에서 우리만 못할 수도 있기에 상권 내에서 우리의 경쟁력을 먼저 검증한 후에 써야 할 방법입니다. 기계적으로 백화점, 아울렛 이런 식의 채널 분석이 아닌 유동인구, 임차료, 수익 등 실제 내용을 바탕으로 한 데이터 분석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채널 구조의 재편은 어디에 새로운 풀이 돋아나는지 패턴으로 파악하여 먼저 달려가는 초식동물들 같이 움직일 필요가 있습니다. '저평가된 새로운 곳', 그리고 '얼마나 유자될 수 있는가'가 관건이죠.



체험을 통한 체류시간의 증가


오프라인 브랜딩의 내용적 대안은 '체류시간의 증가'에 달려 있습니다. 비싸게 임차료를 내고 들어온 매장의 본연의 역할은 '체험'에 있습니다. 소비자의 니즈는 단순한 재화와 서비스의 구매가 아닌 '오늘 어디가지'에 있구요. 이것이 만나는 접점이 체험의 양과 질입니다. 점포의 모든 메세지는 '팔겠다'가 아니라 '체험하라'는 제안이 되어야 맞습니다. 다 알지만 속보이지 않는 게 중요하죠. 가령 음식을 팔더라도 배경 설명이나 편의시설이 강화되는 형태로 입점한 고객에게 세뇌시킬 정도의 브랜딩을 보여주는 것이죠. 그리고 그것은 해당 고객의 취향에 수평적으로 연계되어 체류시간을 증가시킬 것과 만나 습관적으로 주기적으로 방문할 폭을 만들어 놓아야 합니다. '옷+카페'는 단순히 물리적으로 불특정 다수의 빈도가 잦은 소비 컨텐츠일 뿐이지 각 컨텐츠의 컨텐츠 내에서의 수준과 이미지 컨셉의 유사성이 담보되어야 시너지가 날 수 있습니다. '커피+디저트'는 체류시간의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체험과 현장 판매가 섞이면 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매장이 빽빽하기만 해서도 안될 이유입니다.



모두가 고민해야 하는 오프라인 입점 전략


브랜드 상권, 점포개발팀의 업무로만 미뤄두지 마십시오. 유동 인구의 질, 타겟 고객과 유사성, 지리적 위치 이상의 접근성, 접근 빈도가 잦은 주거지역의 구매력과 취향은 단순히 협상력이나 재무적 설계만 잘하는 사람이 알 수 없는 것입니다. 모두가 모여서 논의할 대상입니다. 높아진 임차료 비중으로 이제 한 매장의 오픈의 기회비용이 많이 커졌습니다. 비싼 것을 계약하는데 전방위적인 검토는 필수적입니다. 이것은 물건파는 곳이 아니라 '고객이 체험하는 브랜딩 공간'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결정도 다 함께, 책임도 다 함께 지는 것입니다. 오프라인 브랜딩이 위기라지만 분명 물리적 공간이 주는 절대 편의성은 있고 눈으로 보지 않은 것에 대한 절대적인 장벽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참신한 채널 수단을 만드는 것도 기업이 작고 차별화가 명확할수록 도전해 볼 내용입니다. '푸드트럭'은 기존수단의 단순한 변용이지만 나름의 효과성이 검증되었습니다. 또 다른 대안 수단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작가의 다른 콘텐츠


매거진의 이전글 스토리가 안되는 프로모션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