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질구레한 것에 집착하지 말자
디테일을 한 번도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 적은 없습니다. 디테일을 모르고선, 즉 프로세스를 모르고선 어떻게 실무가 굴러가는지 모르니까 알아야죠. 하지만 거기 머물러 있으면 안됩니다. 할 줄 아는 방법은 모든 것의 시작에 불과하죠. 누가와도 그 일을 할 수 있는 것. 그것이 오퍼레이팅이니까요.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회사에 그런 사람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작업에 반영해 보려는 아이디어 많은 신입을 사수 혹은 선배들이 어떻게 ERP에 들어가서 하는지 방법을 가르쳐주지 않거나 이것으로 권련구조를 만드는 웃픈 일이 실제로 만연해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 들어가서 이거 누르고 이렇게 하면 되잖아, 이것도 못해" 이런 거죠. 신입이라면 한 두 번은 들어봤음직한, 틀린 말은 아니지만 뭔가 좀 서러운 말. 군대가면 신입들이 많이 하는 고민이죠. 가르쳐주지 않으면서 혼만 내는 것이죠.
그런데 이런 꼰대 선배들은 높은 직위에 올라가도 그대로입니다. 대부분 방법을 위한 방법론을 이야기하며 이야기를 성과없이 복잡하게 끌고가죠. 실제 이것이 시장 상황에 맞게 어떤 방점을 향해 나갈 것이냐는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고 덜 고민되게 되는 것이죠. 그러기에 회사 내에 복잡한 시스템을 만들어서 사람들을 확인하고 결제받게 하고 복잡하게 일하는 방식을 바꾸지만 이것을 통해 아무 근본적인 업무 방식은 나아지지 않습니다. 보고를 위한 보고, 프로세스를 위한 프로세스입니다.
흔히 "어떻게 하는지 알기만 하면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게 내 주 과업이 아니더라도 어떻게 돌아가는 판인지는 알아야 한다는 것이죠. 오퍼레이팅의 방법은 딱 그런 것입니다. 어떻게 하는지 알고 그걸 하면 되는 것입니다. 그것에 매몰되고 그것을 지키는데 별다른 우월함을 느낄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오히려 이 프로세스 외부에서 이 프로세스를 둘러싸고 있는 가치의 변형에 주목해야 합니다. 그래야 이것을 하는 방법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죠. 이것은 철학의 문제라 단순히 방법과 방법의 디테일만 보면 나오는 답이 아니라 이렇게 하는 것이 인간 본성적으로 되겠느냐, 아니면 짐이 되느냐를 기준으로 따져보는 작업에 가깝습니다. 뭐 거창한 '창조적 파괴'라는 말까지도 필요없겠죠.
그러기에 오퍼레이팅을 단기간에 습득하고 이것을 하나의 큰 시스템 아젠다에 따라 세부적인 것을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모든 일을 승인받게 할 수도 방임으로 할 수도 추척관리 할 수도 과정들이 한 눈에 드러날 수도 돈 나가는 것은 최우선순위로 시간이 걸리더라도 더 지켜볼수도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사업이 영위하는 산업과 이것의 변화 형태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여기서 아젠다가 있고 컨트롤타워는 이 아젠다를 중심으로 세부 시스템 속까지 이 철학을 투영해야 합니다. 결국 제대로 된 업무는 철학, 아젠다의 싸움이며 이것을 논쟁하는 것이 기업이 나아갈 방향입니다. 단순히 오퍼레이팅에 머물러서 이상한 권력구조의 발생, 철학 없는 비용이나 투자의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면 안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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