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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ter Apr 05. 2018

무에서 유를 만드는 기획

컨셉츄얼한 문제를 정의하는 방법

기획 업무를 하면서 가장 난감한 업무 종류를 생각한다면 '무에서 유를 만드는'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특히 실체가 시장에서도 정의되지 않은 트렌드를 파악하고 트렌드에 걸맞는 우리만의 사업 전략을 정하는 일은 더욱 그렇습니다. 이런 부류는 대부분 키워드만 유행하고 정확한 뜻이 저마다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에 권위를 인정받은 인물이나 단체가 정의한 내용이 표준이 될 가능성이 높고 이후 이 키워드를 선점하기 위한 업계의 솔루션들이 경쟁적으로 나옵니다. 방법론적 표준이 도래하는 시기라고 할 수 있겠죠.



그렇기에 컨셉츄얼한 문제를 먼저 내다보아야 하는 기획자는 조직의 누구보다도 업계의 표준과 권위가 있는 매체를 통해 문제를 정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것은 조직의 경영자도 주주도 아직 정확히 모르는 개념이므로 그들을 이해시키고 방법론의 당위성에 대해 설득시키는 것이 보통 보고서의 형태로 나오는 산출물의 최종 목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면 어디서 어떻게 찾아서 진행하면 좋을까요? 이런 과정에서 유의해야 할 점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1. 컨설팅 업체를 주목한다


본인이 컨설턴트가 아니라 현업이 있는 기업에서 여러가지 업무를 수행하는 기획자라면 사실 맨땅에서 뭔가를 시작할 시간이 없습니다. 보고시한은 늘 가까이 잡혀있고 뇌피셜만으로는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그러기에 해당 분야에 대해 미리 생각할 여력이 있는 전문가 집단의 아티클을 먼저 찾는 것이 좋습니다. 해당 키워드로 책이 서점에 나올 때는 이미 범람한 정보로 인해, 무엇을 인용해야 권위를 인정받아 자료의 신뢰성을 높이는 길인지 생각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 이유로 프레임이 깔끔하게 정리된 컨설팅 업체의 정기 자료는 좋은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보통 IT나 데이터 개념에선 Gatner, 경영 쪽에서는 글로벌 컨설팅사의 자료 등이 많이 인용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인용 출처를 명확히 밝혀야 합니다. 그렇게 많은 내용이 있지 않은 것이 보통이기에 여기서 정리한 핵심 내용에 대해 조금씩 넓혀가면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이 이론이 시장을 설명하는 핵심 역할을 하며 이 위에 리서치로 찾은 글로벌 사례 등을 소개하는 방법으로 보통 스토리라인을 잡는 경우가 많습니다.




2. 논문을 다독한다


컨셉츄얼한 내용이지만 절대로 시도해서는 안될 방법이 '자기 생각'을 이야기 하는 것입니다. 아이러니 한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생각하는 사람으로 기획자를 채용해 놓고서는 자기 생각을 쉽게 말할 수 없다는 것이 생각해보면 기업가 정신을 막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신뢰는 기업 내부에서 통화의 역할을 합니다. 대학원 논문도 논문을 쓰기 위한 자료로 앞선 우수 논문을 인용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이론적 바탕 위에 실험을 통해 변형되거나 자세한 방법의 새로운 이론을 도출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기업 자료도 그렇습니다. 무에서 유를 진행하는 내용 중에 기술적인 부분은 논문의 도움을 필요로 합니다. 인문학적인 설명에도, 컨셉이 잡힌 후에 해당 기업에 적합한 방법론을 모색할 때도 논문 검색 기능을 이용해 관련 주장들을 몇 개로 압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최근 논문만 읽는 스터디 모임도 활성화 되는 것으로 보아 기존에 학계에서 쌓여 있기만 한 내용들을 적극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더 강화되는 것처럼 보입니다. 경영진의 뇌피셜에 의존한 경영을 하는 대부분의 한국 기업들이 꼭 생각해보아야 할 과정입니다. 더 좋은 도구가 세상에 이미 존재하는데 표면적인 사례나 직관 수준의 경험론적 산물은 더 나은 결과를 방해할 뿐입니다.




3. 세미나의 주요 키워드를 정리한다


세미나를 가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컨셉츄얼한 키워드가 시장에 도래했을 때는 국가기관부터 글로벌 솔루션 업체까지 키워드로 유행을 일으켜 돈을 벌기 위한 목적으로 세미나를 많이 개최합니다. 세미나에서 얻을 것은 업계의 기술 표준에 대한 동향입니다. 서로 초반에 표준이 되기 위해 더 알려진 기업과 제휴하고 거기서 얻은 작은 결과물들을 우수사례로 다시 광고하는 데 활용하고 있습니다. 보통 솔루션의 최전선에 있는 기업의 세미나는 상세한 기술적 부분을 아는 데 도움이 되고 실무자들이 연사로 많이 서는 세미나는 구체적인 실무 적용 방법을 아는 데 도움이 됩니다. 하나의 키워드가 새롭게 기업 내부에서 정해지면 관련 세미나를 미리 알아보면서 앞선 아티클에 대한 탐색을 진행하는 것이 시간 단축에 도움이 됩니다.




이 외에도 접근하는 방법론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결정해야 하는 대부분의 내용은, 이 키워드는 무엇이며 왜 생겼는가, 기존 방법과는 무엇이 달라졌는가, 누가 쓰고 있고 그것으로 돈을 벌고 있는가, 우리는 어떤 상태이며 우리가 지금 이것을 해야 하는가, 해야 한다면 우리에게 맞는 방법은 무엇인가 등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 모든 과정에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뇌피셜의 여지를 용인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일 것입니다. 작은 방법들이지만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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