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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ter Oct 13. 2020

일이 막힐 땐 속기록을 보자

정확한 업무 복기 및 피드백을 하는 방법

한 후배가 제가 하고 있는 업무에 대해 흥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비교적 자유롭게 프로젝트에 합류할 수 있는 문화를 가진 회사이기도 하고 평소에 많은 것을 공유하는 후배여서 업무를 소개해 주고 싶었습니다. 


"선배님, 지금 하고 계신 거 결과물 공유받을 수 있을까요?"


우리는 의례적으로 결과물, 혹은 중간 결과물로 업무를 파악하려고 합니다. 결과를 토대로 한 번에 의도까지 이해하려 합니다. 짧은 시간에 일의 추진 배경과 결과를 한 번에 파악하는 방법이죠. 저도 인수인계를 받을 때나 새로운 과업에 빠르게 적응하기 위해 전임자의 결과물 중심으로 일을 파악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회사는 여전히 신기한 곳입니다. 일을 오랜 기간 그렇게 많이 하지만 비즈니스적인 니즈가 전혀 해결되지 않는 일이 허다하니까요. 분명 어떤 강점을 강화하거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프로젝트를 했는데 시간이 지나면 똑같은 니즈를 이야기하는 회사 내 동료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단지 뭔가를 만들고 시간이 흐른 것은 아닐까요.



결과물은 오롯이 현장의 문제를 해결했다고 하기 힘듭니다. 중요한 것은 실적과의 연결이죠. 실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프로젝트는 결과물을 봐도 일한 사람의 의도 정도만 파악할 수 있지 비즈니스의 핵심인 의도와 결과를 통한 가설 검증을 보여주지 못합니다. 변하지 않는 니즈를 결과물보다 더 많이 먼저 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결과물보다 의도가 더 정직한 데이터이기 때문이죠.






어떤 미팅이라도 수고스럽게 속기록을 작성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누가 이걸 다시 볼까 싶지만 일이 막힐 때 속기록을 보면서 맥락을 다시 잡아나가는 일이 많습니다. 미팅 때 빠른 시간에 지나가버린 맥락에 대한 이해와 그때 파악하지 못한 뉘앙스를 보면서 일을 어떻게 해 나가야 할지 도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제 업무를 알고자 하는 후배에게도 역시 속기록을 잔뜩 선물해 주었죠. 첫 미팅, 그다음 미팅, 가장 최근 미팅까지 같은 주제로 연속된 미팅의 속기록은 결과물 보다 더 나은 경우가 많습니다. 정말 해결된 것과 비스듬히 피해 간 것들이 보이게 되죠.



속기록이 작성되고 관리되고 있는 회사가 얼마나 많을까 고민해봅니다. Slack이나 Jira 등에 뭔가 공유해서 적어놓고 메일로 즉시 뭔가를 공유하지만 정말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순간, 더 많은 인사이트가 교환되는 순간의 로그는 어디에 관리되고 재생산에 기여하나요? 다음 주 PUBLY에 발행될 인수인계 잘 받는 법에 대해 쓰면서 속기록에 대한 생각도 들었습니다. 다시 보니 여전히 미결 과제들이 쌓여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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