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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ter Dec 22. 2020

책 <아, 단단히 끼였다>

프롤로그

단체 줄넘기를 하면서 가장 어려운 순간은 들어갈 때와 나갈 때다. 돌고 있는 긴 줄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바짝 긴장하게 된다. 나갈 때도 아슬아슬하게 빠져나가면서 긴장을 풀 수 없다. 반면 돌고 있는 줄을 넘을 때만큼은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한다. 잘 넘고 있으면 줄에 걸리기 전까지는 당연히 돌아가 는 것처럼 쉽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단체 줄넘기 종목을 준비해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숫자를 세면서 실제로 줄을 넘는 그 순간이 상대적으로 눈에 띄지는 않더라도 가장 중요한 순간이라는 것을 말이다. 줄의 미묘한 변화에 맞춰 발을 구르는 순간순간은 늘 적응해야 하는 변화의 연속이다.



이 책은 줄을 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신입 사원도 아니고 임원도 아닌 ‘끼인 세대’ 혹은 ‘낀대’라 불리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언젠가 올 것이라고 여겼지만 이제 막 회사로 들어오고 있는 90년대 생의 이야기도 아니고 한때 성장의 끝자락을 맛본 어르신들의 이야기도 아니다. 허리급이라 불리면서 가치 갈등 속에 하루하루 새로이 적응해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주목 받지 못하면서도 사회에서는 관념적으로 매우 중요하다고 여기는 사람들 말이다.



전작 《회사언어 번역기》를 쓰면서 중간 관리자가 경영이론과 현실 사이에서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이들이 어떤 상황을 마주하고 있는지를 다룬 이야기는 아니었다. 우리 주변에 흔히 있는 이 이야기를 통해 누군가는 공감하고 누군가에게는 이해를 얻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소중한 이야기가 책으로 나오기까지 애써준 책밥 관계자들에게 정말 감사드린다. 더불어 책을 쓰는 남편이자 아빠를 이해 해준 아내와 아들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카카오 브런치의 글을 읽어준 독자들에게도 함께 가는 동료로서 감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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