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이별은 없다
소녀: 할매, 나 그 친구랑 헤어졌어.
할매: 아프니?
소녀: 응, 아파.
할매: 할매 이야기 잘 들어.
25만원짜리 호텔 정식을 먹어봐도
8천원짜리 백반을 먹은 것처럼
똥으로 나오는 건 똑같아
악취가 나고 더러워
치우는 게
더러워서 그렇지
비우고 나면
한결 개운할 거야
그 자리에 오래 머물수록
냄새가 많이 밸 거야
빨리 벗어나는 게
너도 다음 사람에게도 좋아
그것을 밀어내려면
언제나 힘을 줘야 해
그래도 진통 끝에는
시원함이 있어
그러나 그건 알아둬
상한 걸 먹으면 배탈이 나
병원에 가서
처방을 받아야 하지
처음부터 건강하고
좋은 걸 먹도록 해
너를 성장케 할
자양분이 될거야
:루나썬
할매: 아이야, 이별을 아름답게 표현한 시인도 있단다.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라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 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김소월
할매: 아이야. 이별을 대할 때,
너의 가슴에는 김소월을 담고,
너의 머리에는 루나썬을 담았으면 좋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