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기 전에
앞으로, 잊어버리기 전에, 틈틈이 금융공학과 관련된 이야기를 써보자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금융공학을 공부했습니다. 금융공학이라고 하면 뭔가 생소한 느낌이 들어서 그런지 신기하고 매우 어려운 학문인 것처럼 생각들 하시는 경향이 있습니다(사실 저도 그런 줄 알고 어디 가서 폼잡고 잘난척할 생각에 전공으로 선택했습니다). 하지만 금융공학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그냥 금융을 하는 공학일 뿐입니다. 금융도 흔하고 공학도 흔한데 금융공학이 신기할 필요는 없죠. 공부를 하다 보면 어려운 이야기가 가끔 나오긴 하지만, 그것은 다른 학문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종종 금융공학이라는 용어를 시중에서 발견하게 됩니다. 이를테면 대중에게 판매하는 펀드 중에도 금융공학 펀드가 있죠. 그런데 제 생각에는 그 단어를 제대로 이해하고 쓰거나 읽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아요. 금융공학이라는 단어가 붙은 금융상품의 상품 구조가 이상하거나 나쁜 것은 아닙니다만, 그래도 알고 있으면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금융공학과 관련된 이야기를 가볍게 쓰고 많은 분들이 읽을 수 있는 툴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걸 브런치가 똭!
아쉽게도 제가 누군가에게 금융공학을 설명해줄 만큼 대단한 학식이나 경력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제목을 '쉽게 쓰는 금융공학'이라고 했습니다. 제가 깊이있게 알고 글재주가 좋았다면 '쉽게 읽는 금융공학'이라고 했을 텐데, 제목부터 이기적인 글이 된 점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어차피 제가 추구하는 방향은 엄격 진지 근엄한 학문적 글은 아니니까요. 제 밑천이 드러나지 않는 수준(?)에서 가볍게 얕게 짧게... 재미없는 글이 어렵고 길기까지 하면 안되죠.
첫번째 주제로는 원래 옵션과 블랙-숄즈 방정식에 대해 쓰려고 했는데, 말만 들어도 재미없을 것 같아서 그 전에 금융공학이라는 것이 뭔지에 대해 근본적인 이야기부터 해볼게요. 노잼 이야기를 과연 어떻게 노잼이 아닌 척 포장할 수 있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