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요하거나 재촉한다고 나무는 때가 되기 전에 자라거나 열매를 맺지 않습니다. 자신만의 시간과 방식에 따라 커갈 뿐이죠. 이쯤이면 이 정도는 자라야 하는데...물을 좀 더 주면 자랄까 싶어서 듬뿍 준다면 나무는 썪어 버릴지도 몰라요. 그렇다고 모든 나무가 알아서 거목으로 자라는 건 아니지요.
마음챙김 훈육이란 가족 구성원의 자기 절제를 키우는 일이라고 정의합니다. 자기 절제를 기르는 것이 아이를 자유롭게 하는 길이라고요. 자기절제력을 키우는 5가지 요소를 제시하는데요. 무조건적 사랑, 혼자만의 공간, 멘토 관계, 건강한 경계, 시행착오입니다. 0순위는 사랑이죠. 태어나자마자 엄마로부터 무조건적 사랑을 받는 애착의 단계가 중요하게 다뤄지는 이유도 훈육의 근간은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랑만으로는 훈육이 삐걱대기도 합니다. 바로 사랑을 어떻게 실현하느냐의 문제가 남아있기 때문일 겁니다. 다른 네가지 요소들이 키를 쥐고 있습니다. 사랑을 바탕으로 아이에게 자율성을 보장하고 엄마에 대한 신뢰를 키워 권위를 쌓고 심적·물적 선을 세우고 실패할 기회를 줌으로써 훈육은 완성된다고요.
‘여러분은 다섯가지 자양분을 골고루 주고 있나요?’
‘좀 과하게, 혹은 부족하게 주고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정원사는 자신의 기준과 때를 고집하지 않고 식물의 시간과 방식을 존중합니다. 이 책이 좋았던 점은 엄마로서 기다림과 배려를 키우라고, 당위로 접근하지 않는다는데 있었습니다. 아이가 아닌 엄마들이 자신을 어떻게 대하고 챙겨야 할지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랑을 더하는 것이 어떻게 육아의 스킬로 이어지는지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훈육이냐? 허용이냐?!를 놓고 늘 고민하잖아요. 저는 이 책을 덮으면서 그 경계가 선명해지는 듯 합니다. ‘왜’와 ‘어떻게’를 아우르는 몇 안되는 육아서가 아닐까 싶어요. 저는 마음을 챙기는 것이 훈육 뿐 아니라 행복 그 자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책은 행복한 엄마가 되는 비법이 담긴 책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한가지 주의할 점, 책이 술술 읽히지는 않습니다. 하나의 문구, 하나의 문장들이 농밀해서 자꾸 목에 걸리는 것을 꼭꼭 씹어 넘겨야 했습니다. 느린 일독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