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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요작가 Mar 01. 2022

엄마라는 꿈


아이가 문득 “엄마는 어렸을 때 꿈이 뭐였어?”한다. 음...그래..난 어렸을 때 딱히 꿈이 없었다. 누군가 물어보면 둘러대곤 했었다. 은행원, 선생님... 그러다 고등학교 때였나, 장래희망에 ‘현모양처’라고 답을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나름 진지하게 생각하고 떠올린 답이었다.


 “난 훈이의 좋은 엄마가 되는게 꿈이었던 것 같아..."


목적지가 있으면 중간에 헤매도 결국 길을 찾는다고 했다. 아이가 던진 물음에 다시 조리개를 이리저리 돌려본다. 주변을 기웃거리기도 하고 흐릿해지기도 하지만 돌아오는 곳은 아이 곁이다.


'더 지나봐야 말할 수 있을까...

꿈을 일구고 있는 중이었다고...'


아이와 내천을 따라 걸으며 보폭을 맞추고 눈을 포개고 이야기를 주고 받았던 순간이 있어 오늘도 반짝였다. 살얼음을 깨서 빛에 대보고 나뭇가지를 꺾어 다발을 만들고 참새떼를 쫒아내고 백로를 촬영하는 아이의 움직임을 따르다보니 봄이 훌쩍 다가온 듯하다.


지금은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어느 스텝을 밟고 있는지 명확하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다. 운명론과는 반대로 걷고 싶어하면서도 이유없이 겪었던 과거들도 버릴게 없었다. 잠시 멈춰도, 곁길로 세도 그마저도 귀한 여정이니까. 실패에 실패했던 날들조차 인생의 두엄더미라는 것을 깨우쳐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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