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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성모 Apr 13. 2018

20년 뒤 나의 미래에 대한 고찰

2018 경희 국제개발분야 경력개발 포럼 참석 후기

    현대인의 평생 숙제가 두 가지 있다면 행복 찾기와 건강 유지일 것이다. 마지막까지 행복하고 건강하게 사는 것이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망 아닐까? 그런 반면 대학생들의 최대 숙제라 할 만한 것도 있는데, 바로 평생 무엇을 하고 살 것인가를 생각하는 것이다. 물론 요즘 세상에 평생직장이 어딨냐고 물으실 수 있지만 무엇이든 처음은 떨리고 설레는 것 아니겠는가! 고민하는 젊은이들의 고통은 이해받아야 마땅하다.


    종종 나의 40대 이후 미래를 생각해 보는데, 경영학 수업을 들으면 들을수록 내 사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하여 들게 된 고민은 당장 젊을 때부터 사업에 뛰어들어야 하는지, 한창 크고 있는 사업에서 일을 해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대기업 취업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인지이다. 사리판단이 잘 되지 않는다. 어려운 고민이다.




    그러던 와중 친한 친구 주원을 따라 경희대학교 국제개발대학원에서 진행하는 경력개발 포럼이자 대학원 설명회에 참석하게 되었다. 정식 명칭은 2018 경희 국제개발분야 경력개발 포럼이고, 4월 12일 저녁 강남 토즈 2호점에서 진행되었다. 보통 연 2회 실시한다고 하니 관심 있으신 분께서는 하반기에 참여하시면 되겠다. 신청은 페이스북 페이지 경희대학교 국제대학원 국제개발협력학과(링크)에서 받는다.


    뜬금없이 개발협력이냐고? 첫 번째 글(링크)에서도 썼지만, 개발협력 분야는 나에겐 미지의 분야이자 관심대상 분야이다. 이번 학기 개발협력 수업을 듣게 된 것은 평생 관심사로만 남을 뻔했던 한 분야를 조금 더 적극적으로 알아볼 수 있다는 기회를 얻었다는 점에서 정말 잘 한 선택인 것 같다. 또한 40대 이후 내 사업이 경영컨설팅, 특별히 개발협력 프로젝트 관련 컨설팅인 것도 멋질 것 같다는 생각에서도 그러하다.


미처 현장 사진을 찍지 못한 것이 아쉽다. 대학원 안내 내용이 담긴 국·영문 소책자.


    참석자 풀은 꽤 다양했다. 기억나는 대로 적어보면 나처럼 학부 대학생(학교, 전공이 다양했다)부터 개발협력분야 및 그 외 분야 석사 재학생, 대기업 엔지니어링 분야와 공공기관 국제협력 부서 직장인 등이 참석했다. 다들 진지한 진로 고민을 가지고 참석했다는 것을 그들이 던지는 각 질문에서 느낄 수 있었다.




    포럼은 3개 세션으로 진행되었고, 세 분의 교수님께서 강의해 주셨다. 이하 내용은 강의 내용 중 중요하다고 생각한 부분에 대한 필기와 나의 생각을 정리한 것이다.


    경희대 국제대학원(이하 GSP) 국제개발협력과의 비전은 개발협력 전문가 양성이고, 전문가가 갖춰야 할 핵심역량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업무능력이다. 그런데 이 업무능력이라는 것이 그냥 생기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대학원에서는 학생들에게 실무교육을 시키며 프로젝트에도 참여시킨다고 한다. 그리하여 교육과정을 마치고 학위를 취득하면 매력적인 업무능력을 보유한 국제개발 컨설턴트로 취업하게 되는 것이다. 혹시 커리큘럼 등에 대한 추가적인 정보를 찾으실 분들께서는 GSP 사이트(링크)를 확인하시면 되겠다.


    나는 다음의 국제개발 전문가로서의 핵심역량과 이에 따른 교육목표를 제시하는 부분에서 감탄했다. 기본적으로 학과의 비전, 즉 제시하는 방향에 있어서 전문가가 할 수 있어야 할 것과 거기에 필요한 훈련을 정확히 알고 있다는 인상을 주었기 때문이다. 아래는 위 사진의 소책자에 제시된 내용이다.


결국 일 잘 하고 많이 알아야 하며 남들과 다르게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이다. 붉은색 소책자 자료.


    교수님들이 현업에서 절절히 느낀 것들을 정리한 내용인 것일까? 하나씩 보도록 하겠다. 개발전문지식배경지식 부분은 배워서 알 수 있는 부분인지 크게 강조되지는 않았다. 반면 업무능력이 정말 많이 강조되었다. 구체적으로 어떤 업무능력이 필요한 것인가?


어떤 업무능력이 필요한가?
1. 글 잘 쓰는 능력
2. 나만의 콘텐츠
3. 체력
4. 국내·외 최신 정보(정책, 동향, 성과관리, 트렌드 등) 파악


    국제개발협력 분야에서 일을 잘 하는가 못 하는가를 판단하는 우선적인 조건은 글솜씨라고 한다(영어실력과 관련 자격증은 기본. 이름에 명백히 '국제' 붙은 분야이다). 컨설턴트가 글을 못 쓰면 일 진행이 어려울 것임은 쉽게 상상할 수 있다. 그게 안 되는 사람은 발로 뛰는 영업 정도로 할 수 있는 일이 제한된다.


     그런데 여기서 그칠 것이 아니고, 비교우위를 갖출 수 있는 나만의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한다. 좋은 글, 남들과 다른 글을 잘 써야 한다는 말이다. 또한 체력도 좋아야 한다. 기동성과 집중력이 좋아야 한다는 말로 해석된다. 업계 최신 정보 파악은 기본사항이다.


    좋은 글 쓰기는 나를 전문가로 만들어 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수단이다. 나 또한 지금 글을 쓰고 있지만, 나를 증명할 수 있는 좋은 글을 쓰려면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할지 상상이 잘 안 된다. 꾸준히 글을 쓰도록 하자.


    다음은 개인적으로 특별히 공감했던 부분인 분석능력이다. 나에게 가장 부족한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서 더 와 닿았다. 통계분석을 비롯한 사회과학적 역량 전반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며, 이는 기업에서 일을 하더라도 필요한 역량이다. 수업에서 다뤄질 때마다 좀 더 자세히 보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사업관리 부분은 경영학의 한 분야이기에 관심이 많이 갔다. PM (Project Management) 부분이 특히 강조되는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 기타 자원관리, 재무, 회계, 성과평가, 감사 등에서도 관련 분야 전공자가 필요하다고 하다. 나는 기회 닿는 대로 경영학을 계속 공부할 생각인데, 추후 세부 전공분야 선택 시 이런 부분에 대한 가능성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한 가지 의외의 부분은 지역전문성이었다. 우선순위로 보았을 때 제일 마지막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나는 포르투갈어 전공자이다. 지역학이 강조되는 학교의 요즘 분위기에 나도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평소에 이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생각했을 때, 컨설턴트는 기본적으로 '제너럴리스트(generalist)'여야 하기 때문에 우선순위 상으로는 다른 항목이 훨씬 중요하다. 영어를 못 하면 수원국 언어가 무슨 의미이며, 개발 관련 지식 없이 수원국의 역사, 사회, 문화적 배경에 대한 지식을 어디에 쓸 수 있을 것인가? 개발협력 컨설턴트로 일하려면 개발협력 사업의 본질에 먼저 충실해야 할 것이다.


    나는 국제개발의 큰 매력 중 하나가 사회와 시장의 '다름'에 접근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기업가 정신을 자극하는 요소인 것 같다. 다르기 때문에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해 볼 수 있고, 만약 잘 되면 인류에 기여함과 동시에 이익도 얻을 수 있는 기회인 것이다. 명분과 실리를 동시에 챙길 수 있다고, 혹은 실리를 추구해도 명분이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는 좋은 사업 기회라고 생각한다. 양자가 모두 만족하고 부정적 외부효과 없이 긍정적 외부효과만 존재한다면 안 할 이유 무엇인가? 물론 이런 기회는 드물 것이지만.


    여기까지가 6가지 핵심역량인데, 위 핵심역량들의 설득력을 더 높이는 것은 교육 과정(커리큘럼)이다. 각 역량의 개별적, 종합적 강화를 위한 교육 모듈이 제시되어 있다. 역시 관심 있으신 분은 GSP 홈페이지를 참고하시면 된다.




    내용을 정리해 보면, 국제개발 컨설턴트는 정말 모든 분야에서 뛰어난 제너럴리스트여야 한다는 결론이 된다. 이어서 자연스럽게 궁금해진 부분은, 과연 그만큼의 공부와 노력에 대한 경제적 보상이 충분히 있는가였다.

    가만히 있으면 될 것을 괜히 횡설수설 말했다가 본전도 못 찾았다. 어쨌건 결국 원하던 질문을 했고, 답을 얻었다. 경력이 쌓이면 보수가 'Exponentially' 증가하여 엄청나진다고 하긴 했으나, 초반에는 비교적 안 좋다고는 답변을 받았다.


    컨설턴트는 어쩌면 나 혼자서도 될 수 있지만, 전문가는 남들이 인정해 줘야 전문가다. 강의 중 전문가로 인정받기 위하여 학위보다 중요한 것이 실무 경험업무 능력이라고 하였다. 결론적으로 나는 국제개발 전문가가 되는 과정에 들지는 않을 것 같다. 당장은 말이다. 취업을 해 보고 싶고, 박봉 받으며 일하는 것도 싫다. 대신 기업에서 프로젝트 개발 및 관리 분야로 경력을 쌓거나, 사업 아이템을 찾아 창업을 할 것 같다. ODA 외의 분야 경력도 충분히 가치 있다고 여겨진다는 답변도 받았으니, 좀 다른 환경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는 것도 차별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만 30대 중반 이전에는 확실한 방향 설정이 필요할 것이다. 다른 질문자에 대한 교수님들의 조언 중에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었는데, 컨설턴트를 고민하는 30대 중반 기업 실무자들은 재빨리 국제개발 관련 프로토콜과 ODA 관련 이론적 내용에 대한 공부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나는 이를 실무능력이 정점에 달해 있을 때 그 감각을 유지한 채로 옮기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라는 조언으로 해석한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은 좋은 기업을 만들거나 좋은 기업에서 일함으로써 사회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일을 하면서 돈도 많이 버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환경문제와 그로 인한 부수적 피해를 해결하는 데 일조하고 싶다. 예전부터 나무를 심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아직까지는 그저 돈 많이 벌어서 내가 사서 심자는 생각이 전부다. 최근에는 마시고 씻는 데 쓸 수 있는 깨끗한 물에 관심이 있다.


    명분적으로 봤을 때 확실히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매력을 느낀다. 그러나 아직은 아닌 것 같다. 10년 뒤면 확실히 알 수 있기를. 나를 데려가 준 친구와 좋은 자리를 마련해 주신 분들께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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