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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ewNewyorker Oct 10. 2021

[오징어 게임 리뷰]

나에겐 어릴 적 환상 동화 같은 오징어 게임 그러나 외국의 시각은…

나에겐 어릴 적 환상 동화 같은 오징어 게임 그러나 외국의 시각은…  


오징어 게임이 넷플릭스에 처음 공개되는 날, 오랫동안 기다려 왔던 콘텐츠 여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자리에서 9화까지 정주행을 마쳤다. 그리고 처음 들었던 생각에 또다시 좋아요를 남기고 싶었으나, 잠시 다된 밥에 뜸을 들이듯, 나는 기다리고 있었다. 


일본의 학원물을 닮은듯한 모습 그러나.. 


사실 오징어 게임을 보기 전, 넷플릭스에서 제공한 예고편을 보고 난 느낌은 일본의 2000년대 초반 학원물과 너무 닮아 있는 구조라는 생각을 하게 했다. 


학교에 갑자기 신이 나타나거나, 서바이벌 게임을 통해 한 명만 살아남게 된다는 기본 구조는 일본의 그것과 전혀 달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생활고를 겪는 개인들이 자신의 의지를 가지고 게임에 참가하게 되었다는 차이는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 이외에 크게 다른 점을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1화를 보고 난 느낌은 일본의 그것과는 너무 다른 모습이었다. 



각 개인이 처해 있는 어려운 상황은 타의에 의한 것이건 자의에 의한 것이건 스스로 죽음의 게임에 몰아넣기 충분한 것이었다. 그리고 모든 게임은 공평하다는 게임 관리자들의 말과 마찬가지로, 그 안에서 불합리가 발생했을 때 처리를 하는 모습 역시 인상적이었다. 


무엇보다 비주얼적으로 완벽하게 보일 수 있는 게임 지속 여부를 위한 투표 장면은 압권이었다. 왜냐면, 그 자체로 너무나 완벽한 민주주의를 보여주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민주주의가 아닌 대중 공산당의 모습을 띄고 있으면서 스스로를 아주 민주적이며 공평한 절차에 의해 모든 것들이 행해지고 있다고 믿게 만들었다. 


하지만 실제 보여주는 것은 인민재판을 떠올리는 공개 투표 방식이라는 점과, 투표 이후, 승리한 이들이 아닌, 탈락한 사람들에게만 위로금이 전달될 것이라는 불합리였다. 결국 이들은 그 안에서도 철저하게 자본과 힘의 논리에 대응하고자 하는 소수였다. 


여섯 가지? 또는 아홉 가지의 게임 그 안에 담아 있는 아이러니 


우리가 어릴 적 했던 게임들이 과연 공평한 게임이었을까? 먼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는 술래에게 전권을 주는 이른바 권력 지향성이 강한 게임이다. 술래가 “너 움직였어"라고 한다면 바로 인민재판을 받게 될 것이니 말이다. 물론 오징어 게임에서는 “너 움직였어"라는 말보다는 그저 총으로 응징을 당할 뿐이다. 


두 번째 게임인 뽑기 역시 그러하다. 

우리네 동네의 뽑기 주인들이 모두 하나같이 인정이 넘치는 사람들이었다고 생각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 기억에는 조금만 으스러져도 두 번째 뽑기를 받지 못했으니 말이다. 심지어, 뽑기의 상품은 적어도 잉어 사탕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았을까? 결국 이역시 하나의 권력이 집중되는 불합리한 현상을 그저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다. 


줄다리기가 민주적이라는 말은 하지 말자. 적어도 누구나 아는 사실은 줄다리기가 그저 힘을 쓴다고 해서 가능한 것은 아니니 말이다. 스포가 될 수 있겠지만, 아마도 일남이 속해있던 팀은 이길 수밖에 없도록 되어 있지 않았을까? 

피날레를 장식하는 구슬치기는 부조리의 대명사다. 결국 일남의 하나의 구슬을 얻은 456번이 성공하는 케이스이지만, 바로 깐부를 통해 얻어낼 수 있는 자본의 독점 상황은 그 어떤 무기보다 강력한 무기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 


그렇지만, 향수는 잊지 않았다. 

역시 시나리오가 영화를 위해 만들어져서 그런지 사실 1화를 제외하고는 스토리 전개가 빠른 편이다. 각 스토리마다 소재목을 달아 두면서 또 다른 떡밥을 던지는 것을 잊지 않았다는 점이나, 자연스럽게 하나의 게임 진행에 집중할 수 있는 게임의 배치 역시 맘에 들었다. 여기에 어릴 적 너무 익숙한 게임들과 상금, 그리고 내부자들의 각기 다른 욕망에 사로 잡힌 모습은 쉴 새 없이 전개되는 스토리에 정신을 잃을 것 같았다. 

물론 다 회수하지 못한 떡밥 정도야, 다음에 회수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는 모습은 당당하면서 보기 좋았다. 2000년대부터 1번이 없고 2번만 있는 모습은 그때부터 이미 1번은 정해져 있었다는 점을 암시했으며, 그 1번이 사망한 마지막 게임의 우승자가 자신의 가족을 보기 위해 미국행 비행기를 타지 않고, 궁금하다는 말을 남기는 모습도 좋았다. 


여기에 돈으로 흥미와 재미를 살 수 있을 것이라 믿었던 이들이 각 국가별 또는 적어도 대륙별 지부를 두고 게임을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은, 한국형 오징어 게임이 아닌 미국, 프랑스, 독일 어디에서건 가능하다는 시그널로 보였다. 결국 이는 엄청난 양의 물량 공세만 있다면, 세계관이 얼마든지 확장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한줄평: 

그냥 봐라, 대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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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의 이미지는 넷플릭스를 참조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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