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저지에서 10년 즈음 살게 되면서 느끼는 생활의 변화는 뉴욕시에서 2년 즈음 살았던 변화 보다도 훨씬 느리다는 생각을 할 때 즈음이면, 나도 모르게 바뀐 생활 패턴이 이미 몸속에 베어 벼렸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할 만큼 큰 변화를 겪고 나서 일 것이다.
뚜벅이 생활과 택시, 또는 버스, 그리고 이제는 우버의 삶으로 남아 있는 뉴욕과는 달리, 뉴저지는 차와 함께 해야만 하고, 그 가운데 내가 활동하는 반경이 넓어짐을 느끼는 찰나가 생길 때 즈음이면, 어느 순간, 내가 찾는 맛집도 몇 마일 이상을 이동해야 맛볼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맛집을 찾을 때가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상하리만큼 사람의 심리가 빵을 위해서 아무리 진심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맛있는 빵을 먹기 위해 수마일을 달리고 싶은 생각은 그리 쉽게 생겨나지 않는다. 그리고 북부 뉴저지의 삶이라는 게, 한국 관련 상점이나 식당 등이 넓게 분포하면서 너무나 자연스럽게 굳이 멀리 찾지 않아도 많은 것들을 향유할 수 있는 그런 것들이 많다.
카페 트로이스는 이러한 잡다한 생각들을 조금이나마 덜어주는 몇 안 되는 대표적인 로컬 빵집이라고 소개하고 싶다. 한국 대형 마트가 자리 잡은 몰에 너무나 입지가 좋은 곳인 이곳은 그 자체로 어쩌면 성공을 보장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동인구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 주변에 식당이나 마트를 끼고 있다는 것 자체로도 특정 수 이상의 고객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곳을 단순히 주변의 상권에 기대는 그러한 곳으로 치부하면 조금 서운하다. 처음 이곳이 생겨났을 때 개인적으로는 오랫동안 남아주길 바랐다. 다소 비싼 빵 가격 때문에 다니길 주저했던 적도 있었지만, 기존의 프랜차이즈 점포 이외에 또 하나 가볼 만한 빵집이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괜찮은 일이기 때문일 것이다.
처음 들어서면 놀라는 것은 깔끔한 내부일 것이다. 그리고 놀라운 점이라면, 처음 인테리어를 하고 나서 지금 수년이 흐른 이후 달라진 것이라면 고작 크게 자라난 식물 정도랄까? 혹자는 이러한 느린 변화들은 사소하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것은 상점을 운영하는 사람의 정신이 배어있는 변화라고 말하고 싶다. 매일 열심히 쓸고 닦지 않으면, 모든 것은 빠르게 세월을 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제는 나 역시도 생각이 바뀌었다. 프랜차이즈 빵가게들의 가격이 오른 것도 물론 하나의 이유이기는 하지만, 이제 카페 트로이스가 전해주는 모든 먹거리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참 나 역시 빵에 진심이긴 하지만, 이곳의 바게트는 특별하다. 아주 기본적인 빵이지만, 매번 들러서 바게트를 집고 잘라달라고 하는 나를 만나볼 수 있다. 하나 아쉬운 점은 한국에서 맛보았던 버터와 생크림을 사이드 메뉴로 사고 싶은데 없다는 점이다.
여기에 다양한 빵들이나 브런치 맛집이라는 점은 크게 소개하지는 않겠다. 빵이 맛있는 곳이 무엇이든 안 맛있겠는가? 커피 역시 상당히 높은 퀄리티를 자랑하고, 빨리 만나볼 수 있는 샌드위치 역시 다양한 구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이곳의 장점을 잘 말해주는 것이리라. 나 역시 벌써 몇 번째 이곳의 샌드위치와 함께 가족들이 작은 소풍을 즐겼는지 모른다. (2마일만 이동하면 넓은 공원을 만나볼 수 있다)
이렇게 기존과 같은 것들이 낡고 식상하게 느낄 때 즈음, 그리고 무료한 이민자로서의 삶이 무상하게 느낄 때에는 작은 변화를 갈망하는 것이 사람의 심리 일터, 너무 똑같은 삶이라 조금은 따분 하지만, 가끔은 주변의 작은 것들을 너무 소중하게 생각하게 된다. 코로나라는 것이 몰고 온 주위와 함께 할 수 없는 지금과 같은 시기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어쩌면, 스스로 작은 행복에 몰두하고, 그것을 함께 할 수 있는 바로 옆 누군가와 함께 위로를 하는 삶은 아닐까? 카페 트로이스가 나와 누군가에게는 그런 곳이 되어 있기를 바란다.
메뉴: http://places.singleplatform.com/cafe-trois-0/menu?ref=google
주소:1475 Bergen Blvd Suite 4, Fort Lee, NJ 07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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