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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ewNewyorker Apr 15. 2022

뉴요커의 보스턴 기행

보스턴의 겨울을 스산하다 


보스턴은 참 재미있는 곳이다. 뉴욕에서 4시간 정도 떨어진 곳으로 두 개의 주를 건너야 만날 수 있는 곳이라는 점은 로드 트립으로서의 매력과 함께 다른 공간이 주는 생소함과 그러함이 남아 있는 곳이다. 뉴욕도 오래된 도시이지만, 사이즈 자체가 다르다고 평가할 만큼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고 도시의 변화상도 빠른 편이라면, 




뉴요커가 보는 보스턴의 변화는 다소 더디다. 5년 전 방문했던 보스턴의 모습은 여전히 비슷하다. 찰스강을 따라 펼쳐진 마천루 일부를 제외하면 여전히 예스러운 멋을 그대로 지닌 지역들이 즐비하고, 맛집과 멋집은 여지없이 역사성을 자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 역시 오랜만에 투어리스트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면서 느낀 점은, 겨울이라는 계절적 배경 때문인지 도시의 을씨년스러움이 나를 감쌌다. 




늦은 저녁 퀸시 마켓 한구석에는 코로나를 이기지 못해 문을 닫은 상점들이 즐비했고, 토요일임에도 도시 곳곳은 붐비는 지역과 아무도 없는 텅 빈 공간으로 남아 있었다. 이른 저녁, 피자를 사기 위해 줄 서있는 시민들 사이에 보이는 주름이 참 깊어 보였다. 

다음날, 찾은 캐임브릿지는 아침 조깅을 즐기는 학생들의 플랙스를 먼저 만나볼 수 있었다. 반팔에 반바지, 그러나 지난밤 눈이 많이 내려 도로에는 소금기가 가득한 그 공간에도 이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삶을 이어나갔다. 그리고 주유를 마치고 길을 막고 서있는 초보 운전자의 당당함을 보고 있노라면 이곳이 바로 터프한 삶을 영위해 가는 보스턴이 맞는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다행이라면 이제 막 스프링 브레이크를 시작했을 대학가 주변의 활기는 여전했다. 코로나 여파로 많은 수업들이 온라인으로 대체되었지만, 하버드 다운타운이나 일부 지역의 분주함이 남아 있다는 점은 한편으로는 감사했다. 그리고 이곳저곳에 나뿌끼는 “ Open to Public”이라는 말에서 보여주는 것과 같이 코로나를 이겨 나가고 있는 와중의 그것들은 아직까지도 생경한 모습을 보여준다. 

여전히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실내에서 밥을 먹는 게 꺼려지거나 하는 모습은 절대 일상을 회복했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모습이니 말이다. 




물론 5년 만에 찾은 보스턴이 달라진 것은 많다. 5년간 랍스터 롤의 랍스터 양은 많아졌고, 단맛이 늘었다면 가격은 두배가 되었다. (이제는 웬만한 곳에서 40달러 정도를 줘야 랍스터 롤을 맛볼 수 있다.) 동시에 뉴욕의 멜팅팟이 부럽지 않을 정도로 다양한 먹거리가 늘어나고 있었다. 


예전에는 아시안 음식을 먹기 위해서는 차이나 타운을 가지 않으면 안 되었다면, 이제는 도시 곳곳에 다양한 아시안 음식을 클래스 별로 맛볼 수 있도록 다양해졌다. 여기에 한국식 마트도 들어서고, 다양한 마켓들에서 아시안 섹션이 있을 정도로 부유해진 아시간 구성은 감사하기까지 하다. 




물론 이 모든 것이 이틀이라는 짧은 시간에 느낀 감정들의 잔상이다 보니, 아무래도 직접 삶을 영위하는 사람들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일 것이다. 나 역시도 뉴욕에 살고, 뉴요커라고 이야기하면서도 코로나 이후 뉴욕의 낯섦이 지금도 가시지 않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한 낯섦 들이 봄이 오는 따뜻한 공기와 함께 사그라들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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