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 야차
K-콘텐츠 산업의 성장이 무섭다. 어느덧 세계의 시상식에 한국의 콘텐츠가 오르지 않으면 어색해질 지경이 되어버린 지금의 상황에서는 얼마나 많은 콘텐츠가 사랑받을지만을 고민해야 하는 시기가 아닌가 싶다.
그래서일까? 넷플릭스 역시 이미 올 12월까지 스케줄을 꽉 채운 K-콘텐츠가 향연이다.
그중 4월을 연 작품인 야차는 소리 소문 없이 시작되었지만, 자신감 하나만큼은 일품이다.
불교에서는 부처를 지키는 귀신이면서 인간을 잡아먹는 악귀의 대명사가 되어 버린 야차는 한국말로 두억시니를 뜻한다. 동아시아 곳곳에서는 가장 악랄한 귀신으로 여겨지지만, 불교에서는 부처를 지키는 의무를 지고 있는 악귀이기도 하다.
지강인 (설경 구역)은 바로 이러한 야차의 모습을 하고 지내는 인물이다. 한국의 국정원 선양 지부장이면서 해외 전담 블랙 옵스 팀장인 그는 스파이 계열에서는 냉혈한이라는 이유로 야차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바로 직전 홍콩에서 작전중이던 동료를 잃고, 두더지라 불리는 내부 첩자들 때문에 목적을 달성할 수 없었던 그는 지금은 선양에서 대북 관련 첩보 활동을 하고 있다.
한지훈(박해 수역)은 대기업 회장을 잘못 건드려 좌천당한 인물로,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국정원 법률 자문역으로 와있다. 원대 복귀를 위한 한방을 위해 감찰 업무를 자원하게 되는데 야차를 감시하는 역할에서 적극 조력자가 되는 과정에서 자신의 신념을 바꿔야 하는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
야차가 다른 영화와 다른 점은 역시 선이 굵은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선양 지부의 블랙팀은 거의 맹목적으로 야차를 따르고 있지만 그들이 야차를 따르는 이유를 자신들의 목숨을 구해준 인물이라는 한 줄로 모든 것을 해결한다.
사실 다른 영화라면 이들과 같은 주변 인물에 대한 스토리가 궁금했겠지만, 강력한 볼거리로 어느 정도 상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일까? 다음 편에는 이들 블랙팀이 조직되는 이른바 스핀오프 형태의 시리즈물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북한의 39호라 불리는 문병욱을 잡기 위한 한중일 삼국 스파이들의 혈전을 실시간으로 보는 듯한 재미는 꽤 쏠쏠하다.
그리고 여기에 오자와 요시노부 (이케우치 리로 유키 역)로 불리는 D7은 일본의 동아시아 내에서의 전략 정보위치를 보여주는 인물 같았다.
아이러니한 점은 초반 홍콩 배경 격투신을 제외하고 선양이라고 묘사된 모든 지역이 한국이었다는 점이다. 바로 국내 올로케로도 해외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는 점. 그리고 넷플릭스를 겨냥해 만든 작품이라는 점에서 꽤 괜찮은 볼거리를 낳았다.
여기에 한국 작품의 클리셰로 전락해 버렸지만, 다음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기에 좋은 오픈 앤딩 때문에 다름 시리즈에 대한 갈망을 조금 더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도 좋았다.
요즘 넷플릭스에서 8-16부작의 긴 호흡의 드라마를 보다가 2시간 남짓의 영화를 즐기게 되자 나오는 급박함이 참 좋은 작품이었다.
한줄평: 주말이 따분한가? 야차로 애국심을 불태워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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