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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ewNewyorker Sep 01. 2020

커피 너를 알고 싶다

역사와 사회 현상으로 본 커피, 그리고 커피 문화 

커피의 역사를 이해하는 것은 언어의 역사를 이해하는 것만큼 그 기원이 다양하고 다채롭다. 21세기의 최고의 기호 식품이면서 이제는 거의 대부분의 국가에서 사랑하는 식음료가 된 커피는 사실 인간의 역사 문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매개였다.

종교적인 의식과 함께 하면서 처음 유럽에 전파되기 시작하면서 스스로의 문화를 만들어낸 커피는 19세기가 되면서 식민지배의 상징으로 변모하게 된다. 동시에 정치적인 탄압과 억압에 대한 반대 기제로 사용되면서 커피는 모더니즘의 상징으로 자리 잡게 된다.  

이후 경제적인 관점에서 나무에서 자라는 검은 황금으로 제3세계 국가들에게는 중요한 경제적인 이익 공동체를 만들기도 하고, 온난화와 지구 환경 변화로 인한 직격탄을 맞이하기도 한 커피는 지난 천년 간 인간의 역사 곳곳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커피의 유래

유커 스는 자신의 책 커피의 모든 것에서 에티오피아의 양치기 소년 칼디의 이야기를 통해 커피의 유래를 정리했다. 그에 따르면 양치기 소년 칼디는 어느 날 염소들이 특정 열매를 먹고 날뛰는 것을 보고 신기하게 여겨 관찰한 결과 지금의 커피 열매를 발견하고 자신도 이에 매료되었다고 전한다. 그리고 이를 알게 된 이슬람 사제들은 잠을 쫓는 열매로 인식하면서 지금의 커피가 생겨났다고 전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1258년 아라비아 지역의 사제였던 세이크 오마르가 수행 도중 새가 쪼아 먹던 열매를 같이 먹다가 발견한 커피가 각성 효과가 높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이후 정신을 맑게 해 주는 약이라고 알려지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부류는 에티오피아 지역에서 커피콩이 지금처럼 액체 형태로 내려 먹는 방식이 아닌 다른 곡물과 함께 분쇄하여 섭취했다고 주장한다. 이후 아라비아 상인들을 통해 각성 효과를 인지하게 되면서 지금의 커피 문화가 발달했다고 한다. 

어떤 방식이 되었건 커피가 지금의 방식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소비되었다는 것만은 사실로 보인다. 반면 지역적으로는 지금의 아라비아 또는 에티오피아 지역에서 시작되어 퍼져 나간 것은 정설로 보인다. 이후 이슬람 세력과의 접목을 통해 식음료 화가 되었으며 이것이 지금의 커피가 되었다고 보는 것이 합당하다. 


유럽으로의 전파 그리고 커피 문화의 발달 


종교적인 가치와 함께 발달한 커피는 십자군 전쟁 이후 유럽에 퍼지게 된다. 그전까지는 이슬람교도의 음료라는 종교적인 딱지가 더해지면서 금기시돼 오던 것이 르네상스 시대를 거치면서 문화적인 우월성을 무기로 커피를 즐기는 고위층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특히 이탈리아를 비롯한 이른바 유럽 패권 지역에서 향유하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유럽의 커피 문화가 시작되게 된다. 결정적으로는 교황 클레멘스 8세의 세례를 통해 커피가 공식적으로 종교의 색체를 완전하게 벗어던지게 되면서 이탈리아 지역에서 커피 문화가 빠르게 발전하기 시작했다. 

이와 더불어 유럽이 커피 문화를 이끈 가장 중요한 사건은 역시 유럽에서 가장 많은 이슬람 문화의 족적을 남긴 오스만 제국을 빼놓을 수 없다. 1517년 오스만 제국의 술탄 셀림 1세가 지금의 터키 이스탄불에 커피를 소개하고 전문 하우스를 설립하면서 이곳을 통해 유럽에 커피 문화가 본격적으로 전파 되게 된다. 


커피의 대륙 이동 그리고 재배 지역의 다양화 


커피가 본격적인 대륙의 이동을 보여준 1700년대 미국으로의 이동은 커피 문화가 세계적인 문화로 자리 잡는데 중요한 전환점이 된다. 당시 대서양을 횡단하는 긴 여행을 하는 프랑스 보병에 의해 커피나무가 미국에 전해진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케리비안의 작은 섬 마르티니크를 거쳐 아메리카 지역에 전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식민 지배의 또 다른 상징과도 같았던 커피는 북미 대륙에 전해지는 것은 이보다 한참이 지난 1668년에야 들어서 미국에 전해지게 되는데 이때가 미국의 커피 하우스의 본격적인 태동기라 할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 영국의 차에 대한 지나친 세금이 보스턴 차 사건의 시발이 된 것과 동시에 미국은 국가 음료로 커피를 선택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후 1727년에 프랑스에서 반출된 커피 원두가 브라질에 도착하면서 지금의 브라질, 콜롬비아산 커피의 시작이 되는데 지금은 세계 3대 커피 생산지가 되었다. 


커피와 전쟁그리고 사회 

커피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저항과 항쟁의 산물이면서 인간의 호기심을 끊임없이 자극했던 작물임에는 틀림없다. 지금의 대다수의 커피는 식민지배의 역사와 맥을 같이 하고 있으면서도 기존의 세력에 대한 도전, 또는 새로운 것에 대한 동경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종교적으로는 이슬람부터 기독교, 천주교까지 세계 종교 전반에서 사랑을 받는 음료가 되는 거의 유일한 작물이었으며, 유럽에서는 신문물, 아메리카 대륙에서는 식민지배에 반대하는 저항의 상징으로 여기게 되었다. 

유럽의 수도승이 처음 커피를 즐긴 이유도 결국 정신을 맑게 해 준다는 이유였으며, 그것이 종교적인 신념과 합일체가 되면서 커피는 문화적인 권능을 얻게 되었다. 동시에 정치적인 면에서는 대륙간의 이동이 활발해지기 시작한 식민지 시대, 식민 지역을 통해 부를 얻고자 했던 지배 계급의 얄팍한 정신에서 시작된 

미국에서의 커피는 남북 전쟁을 거치면서 중요한 전쟁 물자로 변모하게 된다. 

남북 전쟁 발발 이후 링컨 대통령은 남군 지역의 항구 봉쇄 명령을 내리자 1862년 커피가 공급이 끊기는 사태를 맞이하는데 이때 미 육군 교범에는 커피가 체력과 기력의 근원이라고 명시하면서 하루에 1.8리터 이상의 커피를 마시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후 거의 모든 전쟁에서 커피는 중요한 전쟁 물자로 등극하게 된다. 

세계 1,2차 대전을 거치면서 커피는 홍차와 함께 전쟁물자에서 승패를 가를 수 있는 중요한 자원으로 등극하게 되는데 커피가 가진 각성 효과는 인간의 효율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현대 커피는 돈, 그리고 선진 문화의 상징 

지금은 커피를 경제적인 매개로 분석하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데 사회학에서는 커피의 사회경제학적 분석을 통해 세계사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매년 수백만 톤에 달하는 커피 생두가 거래되고, 커피를 자국 경제의 중요한 원동력으로 이루고 있는 나나들이 20여 개국이 넘으며, 연간 2천만 명 이상의 노동자들이 생산하는 커피는 이제는 석유 다음으로 국제 간 거래가 가장 활발한 거래 물품으로 부상했다. 

반면 커피를 소비하는 대부분의 국가들은 서구 선진국이다라는 점은 특이한 점이다. 일본과 한국 , 그리고 최근 급증하고 있는 중국을 제외하면 커피 소비의 대부분의 국가들이 자국 경제 순위와 비슷한 순위를 보인다는 점은 얼마나 커피가 경제 중심적으로 소비되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1963년에 설립된 국제 커피 기구(International Coffee Organization: ICO)는 매년 가격 변동 데이터를 발표하는데 전쟁 이후 본격적인 선진국 시장의 커피 소비가 활발하게 이루어진 1998년 이후 2001년까지 지속적인 하락을 보이다가 이후 20년 가까이 증가세를 유지했다. 

혹자는 커피는 제3세계에서 재배를 하지만, 선진국의 자본을 통해 유통되고 있으며 결국 마지막 소비는 선진국에서 진행되는 글로벌 소비재라는 점에서 경제적인 취약층과 최상위층이 연결되는 유일한 매개물이라고 주장한다. 

민간 구호단체 옥스팜은 커피 한잔에 생산지의 수출은 가격의 7%밖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즉 커커 피의 가격을 결정하는 상당 부분이 유통과 가공, 판매, 서비스에서 발생하는 구조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렇기 때문에 일부 소비자들은 농가에 적정한 수준의 가격을 제공하는 공정무역 (Fair Trade) 제품이나 NGO단체와 함께 생산, 유통 가공을 담당하는 커피 브랜드를 선호하기도 한다. 

동시에 커피는 문화를 파는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기존의 판매에 따른 부가가치 이외의 산업 가치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커피는 대형공장에서 제조되는 공산품의 성격이 강했다면 이후 커피 전문가인 바리스타의 본격적인 등장과 소규모 로스팅 커피 하우스가 생겨나면서 커피 시장의 춘추 전국시대가 도래했다. 바로 이 시점에서 우리가 흔히들 알고 있는 커피 브랜드의 성장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오늘 우리가 마시는 커피 한잔에는 인류 역사에 중요한 전환점을 거치면서 인간의 문명에 참 많은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을 미처 알지 못한 채 즐기고 있다. 더운 여름날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잔이 가져다주는 많은 이야기는 이제 인류사에서 여러 장의 이야깃거리를 남긴 커피가 주는 깊은 향은 아닐까?  때로는 각성을, 때로는 아주 느긋한 여유 한잔을 선사하는 커피. 그 진한 향기의 역사가 어디까지 퍼져 나갈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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