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와 기후 변화의 더블딥을 주시하라
지난 100년간 인류가 직면한 위험은 수도 없이 많았다. 질병, 전쟁, 환경 등 거의 모든 사회 영역에서 변화가 지속되면서 그야말로 위험의 일상화를 걷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 말,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 19는 전 세계적인 유행으로 이미 2천만 명에 넘는 감염자를 양산하면서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다행히도 뉴욕, 뉴저지 일대는 주정부의 발 빠른 대처로 감염자 곡선의 기울기를 낮추는 데 성공하면서 안정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지구 곳곳에서 질병이 아닌 또 다른 공동 위기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최근 극지방에 속하는 시베리아에 이상 열파가 오랜 기간 동안 지속되면서 아시아 국가들은 장마에 허덕이고 있다. 특히 영구 동토층으로 불리는 언 땅이 녹아 만들어진 다량의 이산화탄소와 습기는 대기 순환을 걷히면서 엄청난 양의 폭우를 만들어 내고 있다. 중국의 산샤댐 붕괴 위험과 일본의 대형 홍수 등은 이러한 문제의 단면을 잘 보여준다.
독일의 알프레드 베게너 연구소는 2019년 그린란드 빙산의 유실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2003-19년까지 그린란드의 빙하는 꾸준히 줄어들어 작년 한 해에만 약 5320억 톤가량의 빙산이 녹았다고 밝혔다. 이미 미국 연구진 역시 비슷한 연구 결과를 3월에 유력 학술지에 발표하는 등 이제 극지방의 빙하가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동시에 미 서부지역은 기록적인 더위와 가뭄에 직면해 있다. 수년 전부터 지속되어오고 있는 산불 문제는 올해도 캘리포니아, 오리건, 콜로라도 지역에 대형 산불피해를 낳고 있다. 이미 45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폭염 경보와 함께 산불피해 지역으로 선정되었으며 수일 전에는 최대 시속 60마일이 넘는 불기둥 토네이도까지 나타나면서 피해가 증가하고 있다.
동부 지역은 강우의 집중도가 늘어나면서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내리는 현상을 더욱 자주 목격하고 있다. 평년에 비하면 아직 태풍 시즌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수주전, 이미 뉴저지 일대 수만 가구를 정전시킨 열대성 폭우 아이샤의 위력은 대단했다.
지구 온난화를 단순 기온 상승으로 이해한다면 큰 오산이다. 지구의 평균 기온 상승은 일기의 변화에도 영향을 주지만, 날씨의 극성을 강화시키는 영향이 결국 인류의 멸망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호주에서 발생했던 4개월이 넘는 찌는듯한 무더위가 지속된다면, 동부 지역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작물은 없다. 동시에 중국에서 벌어진 한 달이 넘는 장기간의 장마는 바이러스 활동을 높이거나 인간의 경제 활동과 식물들의 광합성을 방해하면서 생육을 저해하는 요소가 된다. 즉, 모든 생명체의 근간이 되는 식물들이 살아갈 수 없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다.
세계 기후연구계획(WCRP)에 참여하고 있는 과학자들은 향후 40년간 기후변화에 주목하고 연구를 지속해왔는데 이들은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화석연료를 사용하게 된다면 2060년에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산업화 이전의 2배로 증가하면서 지구 온난화 평균 범위가 1.5-4.5도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지구가 더 이상 자정 능력을 잃어버리는 것으로 인류가 더 이상 손쓸 수 없는 단계에 진입한다는 말이다.
더욱 무서운 사실은 2060년에 도달할 해당 수치는 앞으로 10년 안에 변화를 만들어 내지 못한다면 평균 기온 상승이 나타날 40년 뒤인 2060년에 맞이할 현실이라는 점이다. 이에 따라 이미 유럽의 대부분 국가들은 코로나 19 이후 정책 우선순위를 지속 가능한 발전과 화석에너지 사용 감축에 두고 있다. EU는 경제회복 기금을 위해 7500억 유로의 돈을 회원국에 지원하기로 하고 금액의 상당수를 친환경 산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독일 정부 역시 자체적으로 기금을 마련해 지속 가능한 환경 개발에 주로 투자하겠다는 계획이다.
반면 미연방정부는 알래스카에 있는 최대 야생동물 보호구역에 매장된 석유 자원을 사용하겠다는 정책을 펴고 있다. 이미 석탄 에너지 사용 권장과 더불어 화석연료 사용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는 현 연방정부의 정책은 확실하게 전 세계와 반대되는 방향이다.
반면 샌더스 등 진보 의원 그룹은 화석연료 기업에 대해서 보조금 중단을 비롯한 강력한 에너지 전환 정책을 펴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최근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역시 강력한 재생 에너지 정책 지원을 약속하면서 11월 대선 이후 국내 에너지 산업의 급격한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결국 과학자들의 한결같은 경고는 지구 상에서 기후 변화로 인해 멸종을 경험하는 가장 첫 번째는 먹이 사슬의 최정상에 있는 그룹이라는 점이다. 수억 년 전 지구를 지배했던 공룡이 한순간에 사라진 것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이제 78억이라는 엄청난 인구를 자랑하는 인류가 지구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가장 민주적이고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는 길은 역시 서로에 대한 관용에서 시작되는 이해가 기반이 되어야 할 것이다. ‘나만 아니면 돼’라는 생각은 이제 더 이상 인류 역사에서 발붙일 곳이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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