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그리스도교 봉사자를 만나다 ⑤
인천의 한 교회촌에서 봉사하는 PK(Preacher's Kid, 목회자 자녀) 이야기
옛날에는 시간이 아깝다고 느꼈다. 왜 다니는지 이해가 안 되었다. 지금은 하나의 습관으로 여긴다. 내가 없으면 가족들이 대신 해야 하니까. 내가 아니면 할 사람이 없으니까 교회 봉사를 시작했던 것 같다. 처음에는 불편하고 그 시간을 (봉사를 위해) 비우는 것이 힘들었다.
부모님이 어렸을 적에 반주를 위해 나를 피아노 학원에 보냈다. 그러면서 교회 반주도 하고 교회 청소도 하고. 잘 대해주셨지만 많은 사람이 부탁했었던 것 같다. 어쩌다 워킹홀리데이로 호주에 가서 교회의 자리를 비운 적이 있었다. 그런데 돌아와보니 내 자리를 다른 사람이 어떻게든 채웠다. 지금은 그래서 할 일이 별로 없다. (웃음)
작은 인간관계에서 좋은 기분을 얻는다. 나의 작은 손해가 다른 사람에게 큰 기쁨으로 다가올 때, 뿌듯한 적이 있다. 그 점이 교회에서 가장 인상 깊었다. 교회 다니는 사람 중에, 정말 습관으로 오는 사람도 있고 신앙으로, 사교로, 또는 안정을 얻기 위해 오는 사람들이 많다. 뭐랄까, 자기 위안을 찾기 위해 (교회가) 하나의 방편이 될 수 있을 거 같다. 정리하면, 교회가 하나의 위안으로 사람들에게 다가서는 것 같다.
그러나 나한테는 어떻게 다가서는지는 잘 모르겠다. 현대적 가치나 자신의 계획이 있으면 충분히 시간 낭비라고도 생각할 수 있다. 문득 떠오르는 게, (교회가) 예배를 여러 번 드리라 한다. 그 지점에서는 피곤할 수 있겠다. 왜 그러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버지께서) 교회촌에서 목회를 시작했다. 처음에 여기서 목회를 시작할 때, 주변 교회에서 달려들었다. 주변 교회가 우리 교회 건설이나 활동 현장에 와서 으름장 놓기도 하고. 그러나 우리 아버지는 주변 목사님들이랑 같이 어울리고자 노력했다.
나는 병원도 맞춤형으로 세분되듯이 교회 역시 맞춤형으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 상황에서) 교회가 다변화되는 것에 찬성한다. 교회를 시작할 때, 사람들이 찾아오는 과정에서 목회를 단순한 일처럼 여기는 경우가 있다. 단순히 일로만 여기면 안 된다. 그것은 올바르지 않고, 위안을 주기에 앞서 필요한 정情도 있을 수 없게 되니까.
[글/인터뷰] 김도헌 (연세대학교 신과대학 신학과 재학)
<편집자 주> 이번 편은 인터뷰 당사자의 요청으로 많은 부분을 편집하였습니다. 쉽게 주목되진 않지만, 지금도 늘어나고 있는 목회자만큼이나 수많은 목회자 가정과 목회자 자녀(PK)가 있습니다. 목회자 가정과 PK의 삶에 관해 훨씬 더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교회/사회/가정 분위기가 만들어지기를 고대하는 마음으로, 한 분 선하신 주님께서 그들과 언제나 함께 해주시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