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by luu
첫사랑이었다.
애틋하다 못해 불태우는 사랑이었다.
그 사람의 얼굴을 보고 있어도 보고 싶었다.
같이 흐르는 시간조차
같이 스쳐간 거리조차
어디 하나 애틋하지 않은 게 없었다.
불같은 사랑이었다.
내게는 산불이었다.
날 버리고 그 사람을 택했다.
그 사람 한마디에 내 세계는 툭 무너져 내렸다.
내 눈가가 퉁퉁 불어 터져
더 이상의 눈물이 나지 않을 때까지
나는 나를 돌아보지 않았다.
늘 불안했고 여유롭지 못했다.
늘 초조했고 내 안의 불씨를 속으로 삼켰다.
꾸며진 모습만 보여 주고 싶었고
무장 해제된 나를 차마 보여줄 수 없었다.
내 세계는 전쟁의 폐허처럼 황폐했다.
그걸 복구하는데 그 사람은 필요치 않았다.
오로지 나만이, 나만이 그곳을 다시 채울 수 있었다.
난 평화롭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