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날이 기억력이 소실되고 있음을 느낀 지 몇 년 되었다. 글을 쓰는 일도 점점 사라져 일기조차 몇 줄 쓰지 못하게 되었다. 작년(2022년), 남편과 나는 나이 50대를 맞이하며 건강에 깜박깜박 붉은 경고등이 켜졌음을 알았다. 두려웠다. 이렇게 그냥 삶을 접을 수도 있겠다는 느낌은 공포스러움에서 당혹감으로 옮아갔다.
매해 각오를 다지기는 했지만, 올해는 좀 더 각오를 새롭게 한다. 귀찮아했던 마음들을 잘 다잡아 하고 싶어 했던 소소한 일들을 차근차근 해나가자고, 다시 한번 나를 재촉한다.
짧은 일상을 기록하고, 스러져가는 단상들을 적어가며, 색칠놀이도 하고, 운동도 꾸준히 하자.
브런치에 글쓰기도 두려움과 귀찮음을 물리치려는 나의 작은 몸부림이다. 내게만은 내 삶이 의미 있게 채워져야 하지 않을까? 작은 삶이지만 내게는 우주와 같은 의미 아니겠는가? 늦었지만 늦지 않았기를 바라며 첫 기록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