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후 100일 동안 제대로 쉰 적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3박 4일간 상해에 다녀왔고
난생처음 PT라는 걸 받으며 운동은 시작했지만,
여기저기 아팠던 몸을 추스르느라 병원에 다니고
무엇보다 왠지 모를 조급함과 불안감에 좀처럼 마음을 내려놓지 못했달까 ...
특별한 노동을 하지 않으니 몸은 쉬고 있을지 모르겠으나
번아웃이 와서 소진되어 버린 마음의 회복에는 전혀 신경을 못쓰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 것!
회사에 다닐 때는 놀고 쉴 시간이 부족하다 생각했는데
막상 시간이 넉넉하게 주어지니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나름 스케줄이 빡빡한 어떤 날은 하루가 유독 짧고, 또 어떤 날은 하루가 유독 길어서 무료하기만 했다.
재취업이냐, 창업이냐 고민도 하고
재취업을 한다면 지금까지 해온 이력을 살릴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직무를 선택할 것인가, 내가 선택한다고 해서 가능할 것인가
창업을 한다면 콘텐츠? 웰니스? ...
또 때로는 상처받은 기억들이 떠올라서 괜히 가라앉기도 하는 등
매일같이 이런 생각에 빠져 살다 보니 마음이 쉴 틈이 없었다고 하는 게 맞겠다.
그러다 보니 문득, '아 왜 나 못 쉬고 있는 거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 다시 바쁘게 일하는 나로 돌아갈지 모르는데
이렇게 황금 같은 시간을 왜 마음껏 누리지 않는 거지? 싶더라.
그래서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책을 읽기로 했다.
책을 좋아하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멀리한 지 꽤 되었는데 이제는 시간이 없다는 핑계를 댈 수 없다.
장르 가리지 않고 그냥 잡히는 대로 무조건 읽으며 마음 편하게 쉬자고 마음먹었다.
삶의 방향을 어떻게 잡을지 모르겠으니, 책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게 아니어도 마음껏 책과 가까이 살며 쉰 이 시기는 반드시 보석 같은 기억으로 남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
책 100권 읽으면 삶이 어떻게 되는지, 내가 직접 경험해 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