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AI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는 인재인가?

by 솜사탕


AI 시대 초입,

많은 전문가들이 곧 사라질 직업, 오래 남을 직업 등 일에 대한 생사 여부를 언급하며

세상에는 수많은 얘기가 오르락내리락하곤 했다.


주로 반복적이고 정형화된 직무들이 가장 먼저 사라질 것이라고 했고

그 예로 단순 사무직, 판매직, 기계적 반복 작업 노동자, 기본 수준의 법률/의료/교육 서비스 등이 있었다.

그에 비해 작가, 디자이너, 아티스트 등 창의적 직업은 오래 살아남을 직업으로 언급되며

그중에는 인간적인 접점이 중요하거나 정서적 지능이 기반이 되는 직업도 수명이 괜찮을 거라 했다.


그런데 AI 이미지 생성, 글쓰기, 영상 편집까지 모두 등장하면서

'창작자도 대체될 수 있다'는 논의가 본격화된 건 2022년~2023년 무렵.


앞으로 100세 시대를 감안하면 50년은 족히 더 살 텐데

제2의 아니, 제3의 직업으로 인생을 두세 번 리셋시켜도 충분할 기간일 것 같았다.

창작 활동을 위한 기술을 좀 배워야 하나 싶은 마음이 들기가 무섭게

창의적 직업도 속도와 비용 면에서 AI가 경쟁력을 가지기 시작했다.


비즈니스 측면에서는 평가 가능한 정량화 데이터가 부족한 초기 스타트업을 검토하고 투자하면서도

창업자의 히스토리와 역량, 하물며 실패의 기록 또한 가장 중요한 데이터 중 하나임을 수도 없이 강조하며

나름 데이터에 기반한 컨설팅과 투자를 하고 있던 때였다.


그런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숫자와 그래프만으로는 도저히 판단할 수 없는 사람의 가능성을,

창업자의 이력과 언어, 처음과 실패, 집념과 철학 등 그 사이의 미묘한 결을 읽어내며 판단해 왔는데

이제는 그런 일마저도 AI가 어느 정도는 해낼 수 있다고 말하는 세상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가진 이 감각, 축적된 경험, 맥락을 읽어내는 능력은 AI가 흉내 낼 수 없는 영역일까?

아니면 결국 이것마저 지배당하고 마는 걸까?


두려웠다.

나뿐만 아니라 모두가 세상의 변화에 두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만 해도 여러 기술 회사가 연이어 감원을 단행했다.

수만 명 이상의 직원들이 해고되었다고 한다.

누군가는 AI가 저 숙련 노동자의 일자리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고 하고,

또 다른 분석가들은 과잉 채용이나 경기 불확실성 등이 진짜 원일일 수 있다고도 한다.


시대의 패러다임이 변화하면 누군가는 이득을 보고 또 누군가는 손해를 보는 게 일반적이지만

어쨌든 이러한 격변의 한가운데 놓인 사람에게는 '이득과 손해'라는 단어조차 너무 건조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한 사람의 생계와 정체성을 통째로 흔들어 놓는 변화 앞에서 그저 '효율'이라는 말이 정당화될 수 있을는지.


하지만 인간이, 그리고 나라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이 있다는 것을 안다.

리더십을 발휘하고, 주어진 수많은 대안 중에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고, 또 실행력을 발휘하는 것!

어쩌면 AI 시대의 진짜 경쟁력은 '사람을 얼마나 깊이 이해하느냐' 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생산성과 과학기술 발전의 주체가 AI에게 넘어가고

창의적 능력은 물론 인간에 대한 심오한 탐구까지 가능케 하는 세상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인간다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리고 AI가 만들어낸 결과물에 대해 편향되지 않기 위해서는

엄청난 공부가 필요하다는 것을 많이 깨닫는다.

비판적인 사고력도 꼭 키워야 한다.


꾸준히 읽고 쓰면서 키워낸 나만의 사고, 철학, 감각

그리고 깊이 이해하고, 판단하고, 이끌어 내는 능력.


이건 AI 할아버지 시대가 와도 굳건한 나의 경쟁력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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