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이공계는 험난하고 의대는 성공의 지름길이라는 단순한 이분법적 인식을 전제로 하지 않습니다.
다만 대한민국의 R&D 인재 유출과 이공계 지원 약화라는 구조적 문제를 얘기하는 것이며
의학계 진출 자체를 부정하거나 폄하하고자 하는 의도는 전혀 없습니다
인재 엑소더스, 인재들의 탈 공대, 한국 과학기술의 현주소 등 요즘 심심찮게 볼 수 있는 주제들이다.
AI 인재 순 유입 순위를 보면 한국은 OECD 최하위권으로 사실상 마이너스에 해당하는 수준.
한국의 과학기술 실력은 선진국 수준에 버금가지만 연구 인프라는 턱없이 열악하다고 한다.
게다가 정부는 연구개발 분야 예산을 매년 감축해 왔으며
2024년에는 26.5조 원으로 전년 대비 14.7%나 줄어드는 한국 R&D 역사상 유례없는 대규모 삭감이 있었다.
대형 연구 프로젝트가 축소되었고, 연구자 고용 불안이 이어졌으며, 자연스럽게 기술 경쟁력도 약화되었다.
반면 AI 인재 순 유입 순위가 높은 국가는 룩셈부르크, 독일, 미국 등이며
중국까지도 이공계 인재 육성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다.
시진핑은 해외 이공계 유학생들을 적극 유치하도록 지시했고,
중・고등학생들을 일찌감치 조기 육성하기 시작했다.
그들에게는 '의대보다 공대'라는 구호가 훨씬 더 강력하게 작동한다.
모두가 공격적으로 이공계에 투자하고 있을 때 우리나라는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물며 아날로그를 고집하고, 새로운 산업보다 전통 제조업의 품질 유지에 자원을 집중해서
2000년대 이후 경쟁력 상실을 가속화했던 일본마저도 소프트뱅크를 앞세워 최대 AI 회사를 세운다고 난리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우수 인재들은 어떠한가?
하나같이 의대에 몰리고 있다.
(인류의 생명을 위해 헌신하는 의학인의 사명을 폄하하거나 비난하려는 뜻이 아니다)
하지만 그들이 수년간 앞서고 있는 이 격차를 따라잡으려면,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해도 부족할 것이다.
미국은 국가 차원의 연구 기금과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 환경으로 전 세계 인재를 흡수하고 있고
중국은 공격적인 스카우트와 막대한 연구비 지원으로 첨단 분야 인재를 대규모로 확보 중이다.
그러나 한국은 단순히 '돈'의 문제가 아니라, 연구의 지속 가능성과 성장 기회를 스스로 제한하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KBS 다큐 인사이트 '인재전쟁'을 보면 우리가 이 사태를 얼마나 심각하게 바라봐야 하는지 알 수 있다)
한국의 뛰어난 과학기술 분야 교수들조차 해외로 떠나기 시작했고,
이는 혼자만의 이동이 아니라 연구원, 학생들까지 함께 자리를 옮기는 문제로 번지고 있다.
석・박사 과정 학생은 물론, 포닥까지 연봉, 등록금, 가족 이주비와 배우자 취업 자리까지 제공받으며
해외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매일같이 새로운 과학기술과 인공지능이 세계를 재편하는 지금, 한국의 현재 위치를 생각하면 우려스럽다.
특히 인공지능, 자율주행 등 첨단 분야 우수 인재의 해외 유출이 심각하며
이 흐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예측조차 어렵다.
이제 시작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R&D 분야의 핵심 인재를 양성하기까지는 수년, 수십 년이 걸리지만 유출은 한순간이다.
인재가 해외로 빠져나간다는 것은 기술, 특허, 네트워크까지 함께 유출된다는 뜻이며
이는 곧 국가 경쟁력의 기반이 무너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과연 어디서부터 바로 잡아야 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