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을 보호받지 못한 사람들의 억울함은 누가 책임지나

by 솜사탕


(스포주의!)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생존자다' 시리즈를 보고 있다.


대한민국을 뒤흔든 몇 가지 사건들을 다루는데

그중 하나는 지난 1975년에서 1987년 사이 부산에서 일어났던 형제복지원 사건이다.

피해 생존자들이 기꺼이 용기 내어 인터뷰를 진행하고, 그 목소리를 통해 지옥 같은 그때 그 사건을 되짚는다.


그냥 지나가는 어린 학생들을 아무 이유 없이 잡아서 탑차에 싣고 간다.

그리고 감금 후 무자비로 폭행을 하고, 너희는 인간쓰레기라고 소위 요즘 말로 가스라이팅을 한다.

잠을 자고 있는 틈을 타 몰래 들어와 성폭행을 일삼기도 하는 등

정말 차마 입에 담을 수가 없는 끔찍한 사건들이 일어난다.


돌아가면서 성폭행을 하고, 콘크리트 바닥에 내던지고, 배를 갈라 살인하기도 한다.

그리고 열여섯 소녀는 성폭행을 통해 임신을 했고 결국 아이를 낳았으며, 그 아이는 입양 보내졌는데

그때 열여섯 소녀였던 피해 생존자는 아직도 죄책감에 고통받고 있다.


도대체 왜? 도대체 뭘 위해서, 무슨 권리로?


그들 나름의 이유는 있다.

부랑아들을 모아 갱생시키기 위함이었다나.


???


도대체 지들이 뭔데 아무 죄 없는 사람들,

그것도 주로 어린 학생들을 부랑아로 몰고, 갱생시킨다고 하는 건지.

보는 내내 끔찍하기 그지없는 장면들이 상상돼서 구역질이 나고 눈물이 난다.

피해 생존자들이 입 밖으로 내뱉는 문장 하나하나를 듣고 있으면 속에서 부아가 치민다.


평소에도 인간의 억울함을 눈으로 보고 귀로 들으면 굉장히 화가 나는 편인데

예를 들면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감옥살이를 하다 찬란한 청춘을 다 바친 사람들이라던가,

전쟁 중 강제로 당한 성노예제와 인권 유린의 피해자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라던가,

분노를 참지 못한, 일면식도 없는 누군가에게 죽임을 당하는 사람들이라던가 ...


'인간으로서 당연히 가지는 기본적 권리'

인권의 사전적 의미이다.


이 인권 침해 사건들 앞에서 우리는 다시 묻지 않을 수 없다.
인권을 보호받지 못한 그 억울함은 도대체 누가 책임지는가.

국가는 어디에 있었고, 사회는 왜 외면했는가.


피해 생존자들은 평생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데, 가해자들은 온전히 단죄되지도 않았다.

그 공백 속에서 여전히 누군가는 고통을 삼키며 하루를 버텨내고 있다.

인권은 선택이 아니라 인간으로 태어난 누구나 누려야 할 최소한의 권리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력과 폭력 앞에 너무나 쉽게 짓밟혔다.


단순히 과거의 사건으로 묻을 일이 아니다.

망각은 또 다른 가해이며, 외면은 곧 공범이 된다.


우리가 분노해야 하는 이유는 지금도 어딘가에서 또 다른 인권 침해가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 이상 반복되지 않도록 우리는 기억해야 하고 끝까지 싸워 지켜내야 한다.

그들의 억울한 인생은 누구로부터 보상받아야 하는 걸까 ...


인권은 절대 누군가가 베푸는 시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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