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자들과 만나 컨설팅을 하다 보면 이런 얘기를 종종 듣습니다.
“아직은 경쟁사가 없습니다”
“이건 세상에 하나뿐인 서비스예요”
그 말이 마치 대단한 장점인 양 들릴 수도 있지만,
저는 오히려 그 말이 '아무도 아직 이 문제를 풀려고 하지 않았다'는 경고처럼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경쟁사가 없다는 말은
‘아무도 이 시장에서 살아남지 못했다’ 거나
‘아직까지 이 문제에 대한 수요나 해법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았다’는 의미일 수 있습니다.
세계 최초라는 말도 비슷합니다.
케이스 스터디가 없다는 뜻이고, 시장 조사가 미비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입니다.
모든 창업이 실험이긴 하지만 어느 정도의 근거는 필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IR을 준비하실 때 경쟁사에 대한 언급은 반드시 포함하는 것이 좋다고 말씀드립니다.
기존의 서비스들과의 비교를 통해 우리가 어떤 점에서 다르고,
무엇을 더 잘할 수 있는지를 설명해야 듣는 사람이 맥락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비교는 단순히 기능 차이로 말하는 게 아닙니다.
고객이 어떤 가치를 얻는가, 고객 경험에서 어떤 차이가 나는가를 기준으로 해야 합니다.
그리고 경쟁사는 우리가 반드시 이겨야 할 상대가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도 저렇게 될 거예요”라고 말할 수 있는 준거점이 되어야 합니다.
지금은 업력이 짧고, 수치도 작고, 서비스의 질이 아직 미흡할 수 있습니다.
괜찮습니다.
우리는 스타트업이고 이제 막 시작한 팀이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건, 이 시장에서 이미 움직이고 있는 다른 팀들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의 관점입니다.
경쟁사를 무조건 이기지 않아도 됩니다.
같은 속도로 걸어가도 됩니다.
시장이 넓다는 뜻이니까요.
경쟁사가 없다는 게 오히려 더 문제입니다.
독과점 시장은 거의 존재하지 않으며, 있다고 해도 스타트업이 들어갈 여지는 크지 않습니다.
시장에서 누가 이미 뛰고 있다면 그건 우리가 들어갈 수 있는 문이 이미 열려 있다는 뜻일지도 모릅니다.
또 한 가지!
경쟁사를 비교할 때 ‘저기는 부족하지만, 우리는 더 낫다’는 식의 단순 비교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습니다.
경쟁사가 미약해 보이면 그 시장 자체가 아직 미성숙하거나 매력 없는 분야로 비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우리의 비즈니스 모델 역시 같은 잣대로 평가받게 될 수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언제나 상대가치로 평가합니다.
그래서 비교는 항상 신중해야 하고,
경쟁이 될 만한 요소, 즉 기준을 명확히 세운 뒤에 이뤄져야 비교 자체가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 기준에서 이렇게 다릅니다'라는 식의 비교,
그 안에 고객의 입장에서 바라본 논리가 있어야 비로소 설득력이 생기므로
혹시 지금 IR 자료를 만들거나 피치를 준비하신다면 한 번 더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그 한 끗 차이가 핵심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