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홍콩 2

by 솜사탕


/

3월 21일 여기는 홍콩, 발행 예약해 두려고 쓰는 글

/



어차피 계획도 없었으니 그냥 무작정 나선다.

아침에는 어제와 반대편으로 걸었는데 어쩐지 한적한 느낌.

알고 보니 요즘 뜨는 곳이라나?


동네 어르신들만 가득한 식당에서 차찬탱 먹고,

또 전혀 다른 느낌의 작은 카페로 자리를 옮겼다. 바글바글.


공간이 작은 데다가 이미 만석에 가까워 바에 딱 한 자리가 남아 있었는데

그나마도 사람과 사람 사이라 비집고 들어가야 할 수준.

평소 같으면 그냥 돌아 나갔겠지만, 조금 용기 내어 앉기로 마음먹는다.

사람 냄새, 소리, 이 분위기 속에 나도 동화되고 싶어서!


커피가 맛있다!

예쁜 샌드위치도 파는데, 이미 기름진 번으로 배를 채운 상태.


어느 골목에 위치한 귀여운 꽃집!


꽃집 아가씨가 되는 게 꿈이었던 때가 있었다.

언젠가는, 언젠가는... 하다가 현실과 타협하느라 그 꿈을 이루지는 못했다.

다시 또 언젠가를 꿈꾸면 되지 않느냐고?

글쎄, 꽃집 아줌마는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또 걷는다.


어쩌다 보니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앞에 도착.

그리고 또 아무 데나 멈춰 내렸더니 그 유명한 타이쿤이라고?

그냥 갈 수가 없지. 습관처럼 앉아본다.


오렌지 컬러가 눈에 띄는 이곳에는

같은 오렌지 빛(으로 물들인 건가) 수염을 가진 사장님이 계시는데

내가 글을 쓰고 있으니 말을 건넨다.


"여기서는 일하면 안 돼~ 노트북 가져가야겠어, 이리 줘!

주위를 둘러봐, 아름답잖아"


그러게요.

노트북도, 책도, 폰도 다 엎어 둬야 하는데 말이죠!

여기서만 누릴 수 있는 것이 있을 테니까요.


시그니처 칵테일




(글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서울로 돌아옴)


서울에서는 잘 몰랐다고 해야 하나

아니면 그냥 지금의 삶이 익숙해서 못 느낀다고 해야 하나.

그런데 서울을 떠나 다른 도시에서 맞이한 일상에서는 외롭다는 생각을 좀 한 것 같다.

아마 "예쁘지? 좋지? 맛있지?"와 같은 말을 건넬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더 깊은 생각에 빠질 겨를도 없이 서둘러 일상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또 우연히 책장을 펼쳤다.



외로울 때는 남에게 잘하려고 애쓰기보다는 자신에게 먼저 잘해야 한다.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만이 진정으로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다.

자신과 평화로운 관계를 맺은 사람만이 세상과도 평화로운 관계를 맺을 수 있다.


혼자 잘 노는 사람이 둘이서도 잘 논다는 그 뻔한 말이 무슨 뜻인지 이제야 좀 알겠다.





작가의 이전글지금은 홍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