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소나 Sep 15. 2018

Dreams come true

뉴욕에서 캘리포니아로 Go Go~

'California Dreamin'이란 노래를 아는지? 캘리포니아를 떠올리면 이 음악이 절로 흥얼거리게 될 만큼 우리 귀에 익숙한 고전적 노래이다. 1965년도에 찍은 '마마스 앤 파파스'의 뮤직 비디오 영상을 보면, 눈이 잔뜩 쌓여 있는 뉴욕의 추운 겨울날과 해가 쨍쨍 내리쬐는 캘리포니아의 눈부신 바닷가 모습이 계속 대조되어 나온다. 뉴욕의 이런 추운 겨울날, 따뜻한 캘리포니아를 꿈꾼다는 내용이다.


처음 우리가 이민하여 정착한 곳은 뉴욕. 한국처럼 사계절의 특색을 누릴 수 있으면서 한국만큼 습하지 않아 여름도 견딜 만하고, 특히 가을이면 파란 하늘과 더불어 단풍이 절정을 이루어 동네 어디를 가도 감탄사가 나올 만큼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문제는 겨울. 춥기도 춥지만, 눈폭풍이 한번 몰아칠 때면 일상이 마비되고, 엄청나게 쌓인 눈을 치우느라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다. 차가 미끄러지는 위험을 감수하고 벌벌 기어 운전한 적도 부지기수. 다만 아이들에게는 눈사람과 눈싸움, 눈썰매와 신나게 놀 수 있는 추억이 되고, 하얀 눈이 쌓인 센트럴파크는 영화 속 한 장면이 되지만 말이다.


그렇게 뉴욕에서 십여 년을 살다 보니 그 노래 가사처럼 따뜻한 캘리포니아를 꿈꾸게 되었다. 사실 남편이 원래 유학하였던 곳은 캘리포니아였기에 그에겐 그곳을 더욱 선망하는 마음이 있었다. 사람은 처음 정착한 곳을 더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고 하던데, 내 마음은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 캘리포니아를 파라다이스처럼 그리워하는 남편에게 세뇌(?)를 당했기 때문인지 아니면 추위를 잘 타는 내 체질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처음 미국이란 나라에 이민을 와서 이제는 많이 익숙해진 뉴욕이지만, 십여 년을 살다 보니 쳇바퀴 같이 늘 비슷하면서도 분주한 일상을 바꾸고도 싶었다. 새로운 곳, 다른 곳을 괜히 동경하면서.   


그래서 남편이 캘리포니아에 있는 회사로 직장을 얻게 되었다고 했을 때 나는 마침내 올 것이 왔다는 마음으로 함께 기뻐하고 감사했다. 그러나 뉴욕이 전부였던 우리 아이들 눈에선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8개월 때 이민 온 첫째는 뉴욕에서 자라나 초등학교까지 졸업하였으니 친구들과 헤어지는 아쉬움에 더욱 그러할 만도 하였지만, 이제 킨더를 마치고 일학년이 된 둘째는 언니 따라서 더 그런다. 자기는 뉴욕에서 태어난 진짜 뉴요커라면서. 아빠가 "얘들아, 너희도 막상 가게 되면 왜 캘리포니아가 좋은지 알게 될 거야" 말해도 소용이 없었다. 우리에겐 '드림'이었으나 아이들에겐 그저 상실과 슬픔이었으니...


아이들에 대한 안쓰러과, 그간 정을 주고받았던 사람들과 헤어지는 아쉬, 그리고 새로운 땅을 향해 기대하는 마음이 뒤섞인 채 비행기에 올랐다. 동부 이 끝에서 서부 저 끝으로 옮긴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묘하면서 마음이 싱숭생숭해졌다. 5시간 비행을 마치고 우리 네 식구, 뉴욕에서 구로 맞이했던 조그만 멍멍이 한 마리 데리고 짐 가방을 바리바리 끌고서 공항을 빠져나왔다. 환한 햇살이 빛나면서 야자수가 곳곳에 보이기 시작했다. 마침내 캘리포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