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만족될까?
미디어 아트를 둘러보며
이 완벽한 자태와 표현력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둥둥 떠다니는 오리의
작은 날갯짓 하나,
거기서 떨어져 나오는
몇 개의 깃털까지.
최대한
한 존재의 생명력을
표현해 내려는 듯하다.
그걸 보는
아이들의 신남과 탄성.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아이들은
진짜 오리를 본 적이 있을까.
동물원 한 귀퉁이 구석 말고,
강가에서
부리를 물속으로 깊이 넣고
물고기를 잡아먹는
오리 가족의 모습.
생존하기 위해
몸부림치면서도,
그걸 보고 있으면
도취될 만큼 아름다운
그 생명력.
나는 운이 좋은 건지,
서울에 줄곧 살다
남편을 따라
강 건너, 산 건너 살게 되면서
요즘에서야
진짜를 보게 되는 사람이 되었다.
그런데
미디어 아트로
최대한 정교하게
표현되어 가는 그 존재가
언젠가는
진짜를 대체해버릴까 봐
문득 두려움이 엄습한다.
더 이상
실재(實在)가 아닌,
그림이나 영상으로
무언가를 이해하게 되는 시대가
이미 와버린 건 아닐까
나도 모르게
직감하게 된다.
그다음,
충동처럼 바로 드는 감정은
이것이다.
만족될까?
우리는
이것으로
정말 만족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