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퍼카

그대의 소울은 영원하리

by 날 것 그대로의 나


차 옆 조수석에서

가끔 보이는 남편의

군데군데 흰머리.


앞쪽은 아직 멀쩡한데

유독 옆머리 위주로

조금씩 올라와 있다.


말하면

뽑아달라 할 게 뻔해서

그저 바라보고

혼자 미소를 짓는다.


오늘도 슬그머니

그 흰머리를 보고 있는데,


차량 블루투스로 연결된 음악이

갑자기 바뀌었다.


“오! 이거 내가 좋아하는 거잖아~

뛸 때 이 비트가 좋아서 듣는단 말이야.

시끄러워서 평소엔 잘 안 듣는데

뛸 땐 리듬이 최고야~!

신나서 범퍼카~!”


신이 난 마흔 살 남편이

힙합을 따라 부른다.


희끗희끗 올라온 흰머리와는 다르게

그의 소울은

아직 10대의 박자에 머물러 있다.


10대 때부터 힙합에 꽂혀

지금도 쇼미 더머니를 열성적으로 돌려보는 사람.


나이는 들어도

영혼이 쫓는 감각의 세계는

쉽게 늙지 않는다는 걸

이 사람을 보며 알게 된다.


흰머리가 늘어도,

주름이 생겨도,

그의 리듬은 여전히

두둠칫 두둠칫.


팔백 살 노인이 되어서도

힙합을 틀어놓고

고개를 끄덕이며

리듬을 탈 그 사람을 상상해 본다.


그때도

그대의 소울은

영원하리.


(아마도 이글 보면

경악하겠지?

흰머리가 또 있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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