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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quaMarine Jan 24. 2018

30대 중반,
아직도 충분치 않다.

아직도 20대인 줄 아는 철 없는 유부남의 이야기

내가 좋아하는 문장이 있다. 


"남자 인생, 30부터 시작이다" 


왜 좋아하는지는 모르겠지만, 20대 때부터 저 말을 좋아했다. 


그리고 난 거짓말처럼 정확히 30살에 결혼을 했다.

31살에 첫째아이가 태어나고, 32살에 둘째아이가 태어났다. 


아빠로써 정신없는 육아를 했고, 

빠듯한 경제적 상황을 해결해보려 몸부림쳤으며, 

부모님의 큰아들로써 부모님의 상황을 나아지게 하고 싶었다. 

그래서 난 사업이란 카드에 매달렸는지도 모르겠다. 


30대 중반이 되가면서 깨달은 게 여러가지가 있는데..

그거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한다. 

 - 지극히 개인적인 글이니 혹여라도 기분 나빠하시지 않길 바랍니다. 


1. 부모의 삶이 있고, 자식의 삶이 있다. 

    자식은 절대로 부모의 소유가 아니고, 부모의 기대를 투영하는 거울이 되어선 안된다. 

    그 기대는 자식에게는 칼날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 


2. 부모 세대와 우리 세대는 살아가는 방법 자체가 다르다. 

    옛말에 "어른들 말씀에 틀린 말씀 없다했다"..맞다. 틀린 말이라는게 아니라 

    그 때의 상황에는 맞고, 지금은 그렇게하면 큰일난다는 점이 다르다는 것이다. 

    세상은 격변할 정도로 변했는데, 본인들 젊었을 때 생각해서 그대로 하길 원하면 

    그것 또한 자식들에겐 올가미가 될 수 있다. 


3. 옳은 말을 하는 것이 항상 맞지는 않다. 

    옳은 방향으로 가기 위한 말과 행동이 결국은 항상 옳다고 생각했다. 

    결국은 올바른 목적지에 도달하게 될 것이라고..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4. 생각보다 몸이 급속도로 안 좋아진다. 

    운동?그게 뭐야 먹는거야? 라는 생활을 계속 하다간 

    어느 날 갑자기 쓰러질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30대와 20대는 정말 너무나도 차이가 난다. (내가 운동을 안해서 그럴지도..)


5. 젊을 때는 느껴지지 않던, 일상의 사소한 모든 것들이 의미가 생기기 시작했다. 

    시간날 때마다 듣던 음악을 못 듣게 되면, 음악을 듣는 행위가 그리워진다. 

    매일 보던 와이프와 아이들을 하루라도 못 보게 되면, 거짓말처럼 뭔가 적적해진다.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소리를 듣는 것이 좋아진다. 

    

6. 한푼 두푼 아껴봐야 상황은 생각보다 나아지지 않는다. 

    같은 지출을 줄이는게 아니라 쓸데없는 곳에 쓰는 돈을 줄여야 한다. 

    안사도 되는 것, 안먹어도 되는 것 들 말이다. 내 생각엔 우리나라는 평범한 직장인이 

    애 키우면서 외벌이 하는 거 자체가 불가능한 것 같다..


7. 단, 24시간을 기준으로 반 이상 같이 있게 되는 그 무엇인가를 구매할때는 돈을 아끼는게 아니다. 

     이를테면, 침대나 의자, 나같은 IT 쟁이들한테 무기와도 같은 키보드, 마우스, 모니터, 각종 IT 기기 등등..

     (물론 이 IT 기기가..안사도 되는데 자꾸 사대서 문제지..)


8. 힘들다고 사람들에게 털어놔봐야 그 때 뿐이다. 

    걱정해주고 위로해주겠지만, 결국 나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이는 몇 없다. 사람들도 다 힘들다. 

     다른 이들이 나한테만은 신경을 써줄꺼야 라는 생각은 욕심이자 오만이다. 


9. 꿈은 계속 변화한다. 그리고 이상과 가치관 또한 변화한다. 

    내가 20대때 이런 사람이라고 5년 후에 똑같이 그런 사람일꺼라는 생각을 버려라. 

    사람은 스스로 자신을 변화시키긴 매우 어렵지만 노출된 상황에는 맞춰 변화된다.  

    겁나 힘들면 더 이상 안 힘들어지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일 못한다고 겁나 까이면 일을 할 줄 알게 된다.

    꿈은 안그럴 줄 알았는데..정말 거짓말같이..꿈도 같이 변화한다. 꿈이 변화하는 이유는 

    내 인생의 가치관이 조금씩 변화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좋은 건지 나쁜 건지는 잘 모르겠다.. 


10. 지나고나면 별거 아니다. 

      살다 보면 정말..X 같아서 죽고싶을 때가 있다. 그런 경험들이 결국 그 사람을 강하게 만든다.

      그 경험을 못 견디고 나쁜 선택을 하면 안된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라는 말은 명언이다. 




아직, 나는 젊다. 부정도해도 그건 FACT 다. 


현재 이 자리에서 나는 무엇을 이루었나. 

무엇을 이루고 싶은가. 를 생각해보면..아직도 갈 길은 멀기만 하다. 

젊어서 다행인가? 


올 한 해도 방황하고 방랑하며 이따금씩 노오력이란 것도 하면서..그렇게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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