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를 다스려야 하는데, 잘 안돼..
게이지가 또 치솟는다.
얼마 전엔 내 가족이,
몇일 전엔 돈 때문에,
그리고 이번엔 회사가,
나에게 선물을 한다.
정신적 스트레스를 한가득 말이다.
나이를 먹어가며 좋은 것은
점점 더 작은 일에는 휘둘리지 않게 된다는 것과
보다 평온함을 오래 유지할 수 있는 것이라 여겼는데
요즘 또 인내심이 바닥이 보이는 모양이다. 자꾸 울컥울컥하는 날 보면..
이 회사에 재직한지 이제 10년이 다되간다.
보름만 더있으면 입사 10년을 찍게 된다.
총 사회생활한지는 11년.
아직 명함도 못 내밀 기간이란 것쯤 잘 알고 있다.
그런데 벌써부터 회사에 질려버리는 느낌이다.
아직 나에겐 20년가까이 해야할 사회생활 기간이 남았는데,
윗 분들의 속보이는 처사와, 아무것도 고려하지 않는 결정 방식.
사원들도 인간이기에 이기심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나조차도) 그것들을 조정해야하는 입장의 스트레스.
끝이 없게 지속되는 "이직"과 동반하여 끝없이 해내야만하는 "채용".
점점 더 꼰대 아저씨들이 되가는 내 직속 상사분들.
몇 번이나 설명해줘도 못 알아듣는 동료 등등..
'회사'라는 게 원래 개인적인 감정을 숨기면 숨길수록 좋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숨겨지지가 않는다. 싫다. 지겹다.
퇴사가 답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 바란다. 조금씩 조금씩. 점점 더.
어디서부터 잘못되었을까 라는 생각은 이제 하지 않게 되었다.
어디서부터 고쳐야 할까 라는 생각이 더 유익하다는 걸 알았으니까.
그런데, 그 생각조차도 안하게 되어 간다.
이제 진짜 답이 없네 라는 생각만 무럭무럭 자라난다.
이런 내가 감정을 표출한다면, 아마 이런 말이 돌아올 것이다.
'책임감이 부족하다고'
'너만 힘드냐고'
난 이미 충분히 발휘한 것 같은데, 내 책임감.
뭘 어떻게 더 책임지지?
요즘은 정말, 한달쯤 아무 생각없이 우리 아이들과 와이프와 함께
훌쩍 여행이라도 가고 싶다.
진심으로 내게 스트레스를 주는 모든 것들을 다 비워버리고 싶다.
그럼 참 좋을텐데..